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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어머니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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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9  14: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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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초로 듣고 배우는 단어는 ‘엄마’다. 그리고 인생을 하직하는 마지막 불러보는 모국어도 ‘어머니’다. ‘엄마’ 또는 ‘어머니’는 ‘명사’(名詞)이면서 동시에 ‘감탄사’다. 가장 기쁠 때, 가장 슬플 때, 가장 기가 막힐 때에 자동적으로 외치는 말이 ‘엄마’, ‘어머니’, ‘아이구머니’인 것이다. 한자의 어머니(母)란 글자도 자식을 먹여 살리는 두 유방의 모습 아니던가? 많은 시인들이 이 어머니에 대한 정의와 경험과 느낌을 시로 남겼다. 함께 읽으면서 그들이 경험한 어머니를 우리도 공유해 보자.

① “늘 잔걱정이 많아 아직도 뭍에서만 서성이는 나를 섬으로 불러 주십시오. 어머니/세월과 함께 깊어가는 내 그리움의 바다에 가장 오래 섬으로 떠 있는 어머니/서른세 살 꿈속에 달과 선녀를 보시고 세상에 나를 낳아주신 당신의 그 쓸쓸한 기침 소리는, 천리 밖에 있어도 가까이 들립니다/헤어져 사는 동안 쏟아놓지 못했던 우리의 이야기를, 바람과 파도가 대신해주는 어머니의 섬에선, 외로움도 눈부십니다/안으로 흘린 인내의 눈물이 모여 바위가 된, 어머니의 섬/하늘이 잘 보이는 어머니의 섬에서는 처음으로 기도를 배우며, 높이 날아가는 한 마리 새가 되는 꿈을 꿉니다. 어머니”(이해인/어머니의 섬).

② “생의 끝자락에서/고운 자태는 사라지고/이마엔 주름진 모습만/보이시는 어머니//사랑으로 꽃을 피우시고/인내로 열매 맺으신/소중한 내 어머니/건강히 지내시라고/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이성우/어머니).

③ “딸아, 나에게 세상은 바다였었다/그 어떤 슬픔도/남모르는 그리움도/세상의 바다에 씻기우고 나면/매끄럽고 단단한 돌이 되었다/나는 오래전부터/그 돌로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외로울 때마다 이마를 짚으며/까아만 반지를 반짝이며 살았다/알았느냐 딸아//이제 나, 멀리 가 있으마/눈에 넣어도 안 아플/내 딸아, 서두르지 말고/천천히 뜨겁게 살다 오너라/생명은 참으로 눈부신 것/너를 잉태하기 위해/내가 어떻게 했던가를 잘 알리라/마음에 타는 불, 불에 타는 불//모두 태우거라/무엇을 주저하고 아까워하리/딸아 네 목숨은 네 것이로다/행여, 땅속의 나를 위해서라도/잠시라도 목젖을 떨며 울지 말아라/다만 언 땅에서 푸른 잎 돋거든/거기 내 사랑이 푸르게 살아있는 신호로 알아라/딸아, 하늘 아래 오직 하나뿐인/귀한 내 딸아”(문정희/어머니의 편지).

④ “그럭저럭 견딜만한/인생살이 같다가도/세상살이가 힘겨워/문득 쓸쓸한 마음이 들 때/나즈막이 불러보는 세 글자/어.머.니//당신의 그 여린 몸으로/혼신의 힘을 다해 지어낸/이 몸/이 소중한 생명이기에/꽃잎 지듯/쉽게 무너질 수는 없어요”(정연복/어머니).

⑤ “당신의 이름에선/새색시 웃음 칠한/시골집 안 마당의/봄꽃 향기가 난다//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바다가 넘실대는/남빛 치마폭 사랑//남루한 옷을 걸친/나의 오늘이/그 안에 누워있다//기워주신 꽃 골무 속에/소복이 담겨 있는/유년의 추억//당신의 가르마 같이/한 갈래로 난 길을/똑바로 걸어가면//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끝동을 다는 다사로운 손길//까만 씨알 품은/어머니의 향기가/바람에 흩어진다”(이해인/어머니). 어머니를 생각하면 누구나 나이를 잊고 어린애가 된다. 그의 뱃속에서 10달을 살았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도 그분의 젖을 먹고 그분 앞에서 똥오줌을 쌌다. 무슨 체면이나 절제가 있었던가. 기쁘면 웃었고 슬프면 울었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 그래도 섭섭함이나 흠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철들어 보답하려다 보니 그분은 산속 무덤 속에 계신다. 아아, 고쳐 못할 이 회한. 부디 때를 놓치지 말자. 부모에 대한 효도는 내일이면 너무 늦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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