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동호 원장

모범적인 미화원이 있었다. 그분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새벽에 나가 거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청소하였다. 여러 아이들을 둔 가장으로 어려운 생계를 꾸려야 하기에 고달픔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겨울 폭설이 내린 새벽이었다. 그날따라 중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이 몰래 아버지 뒤를 밟아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어둠이 채 물러가지 않은 추운 날씨에 새벽길의 눈을 쓸어 손수레에 담고, 빙판길을 힘겹게 오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들은 재빠르게 달려가 손수레를 뒤에서 밀었다.

갑자기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 아버지는 뒤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아들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너, 추운데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왜, 나왔어, 어서 들어가거라. 나 혼자해도 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아버지의 고생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날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해야 하겠다. 이것이 아버지를 위하는 일이고 가족과 나를 위한 길이다.” 라고 작심하고 실행에 옮긴 결과 대학에 우수 장학생으로 진학했다고 쓴 체험기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가 세상 읽기를 잘하는 곳에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큰 결심이 서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속으로 각오하는 바가 마음에 중심을 굳게 자리하는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고 하지 않았는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건성건성하면 사명감이 결여될 수 있다.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은 어떤 면에서 나보다 우수한 사람들이며, 그 점에서 나는 누구에게서나 배운다.” 에머슨의 말이다. 인생 설계도를 그리는 것도,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꾸미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너무 자만에 빠져있으면 안 된다.

자아실현을 위해서는 나 아닌 남의 삶을 체험하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이 어디 있는가를 살펴보고 그 보다 더 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며 심사숙고하는 것은 인생에 더할 수 없이 소중한 가치를 부여한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던 부지런히 배우고자하는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주어진다. 인생의 미래를 잘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여러 측면에서 자신의 이상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도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단한 훈련이 필요하다. 언제나 불리한 여건이라도 해결 방법을 찾는다면 역전할 수 있는 것이다.

잘 사는 비결이 어디에 있는가? 어려운 생활 여건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본받는 겸허한 자세로 살아야 한다. 막연히 횡재를 꿈꾸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 자신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자신의 부족함을 재발견하고, 생산적 삶을 위해 힘을 충전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자연환경이나 삶의 환경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 아름다운 꽃도 물을 주지 않으면 쉬들고, 좋은 칼도 잘 갈아 쓰지 않으면 녹이 슨다. 어떤 조건 속에서도 생명의 쓰임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생활 속의 수많은 고뇌와 괴로움을 이해하고, 남의 아픔을 이해하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남의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어 자신의 인생을 접목하였을 때 비로소 빛나는 인생을 장식할 수 있는 것이다.

설동호 / 한국산림아카데미원장, 전 한밭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