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년연장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실버박람회에 참석한 사람들.

고령층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고령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 평균 60세 내외로 가이드라인이 형성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노인층 증가에 따른 경제적 분담역할을 담당하는 청년실업 문제해결이 더 시급하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경제활동 인구는 이미 감소하는 상황에서 영국과 일본 등에서 선행적으로 시행한 정년 시한 연장이 뜨거운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0년대 후반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20%)에 진입하고, 2020년대 중반에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이상인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경제활동이 활발한 15세부터 54세까지의 인구는 이미 감소하는 추세로 소득 저하와 성장률 하락 억제를 위해서는 일할 사람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자체분석한 추계인구 또한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2050년까지 매년 0.4%씩, 생산가능 인구는 1.1%, 15세~54세의 인구는 1.6%씩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영국 등 대부분 단계적으로 정년 연장

이 같은 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주요국들의 정년 관련 정책이다. 최근 선진국의 경제상황 악화는 상당부분 인구고령화 현상에서 비롯된 만큼 고령인구가 늘고 있는데도 경제활동참가율이나 노동공급이 비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속속 알려졌다.

반면, 연금이나 노인 관련 보건의료 비용이 급증하여 이들의 재정은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디폴트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 사회적 토의 과정을 통해 법적 정년을 연장하는 조치에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뤄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영국은 기존정년 65세 가이드라인을 아예 폐지했고, 독일과 스페인은 각각 65세에서 67세로 2년간 정년시한을 연장하는 안을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고령화가 한국보다 선행하고 있는 일본 또한 2013년까지 60세에서 65세로 정년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아예 70세를 정년으로 하자는 의견까지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 일자리 기회 축소. 반대의견도 많아

정년 연장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 우선적으로 청소년의 일자리 획득 기회가 줄고 기존 직원들의 승진에 장벽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년연장 자체가 곧 청년층의 신규취업 감소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년연장이 시기상조라고 여긴 이들은 경기변동에 따른 고용의 유연성과 직무성과급 중심의 임금 유연성을 확보한 후에 정년연장을 추진해야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이 고스란히 사용자 측인 기업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남아 정년연장을 희망하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법정 정년제도 조차 도입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제 공무원들만 60세로 설정되어 있을 뿐, 노사정위원회의 다년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업의 정년은 제도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민간 기업들의 규정상 평균 정년 연령은 57세이지만 실제로 은퇴하는 나이는 53~54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노총 호시노 유이치 국제국 사원은, “후생연금 지급개시 연령 연장에
따라 65세까지의 고용확보는 불가결해지고 있다”며 “65세까지는 희망자 전원이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금년 1월에 향후의 고연령자 고용대책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한국노총 송명진 부장도 “대기업이나 공기업과 같이 세대간 경합이 이루어지는 일자리의 경우, 고용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령자고용촉진정책과 청년층고용정책의 결합에 기초한 세대간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세대간 연대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 : 충남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