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명 꼴로 결핵 환자가 발생할 만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결핵환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때문에 하루 평균 6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결핵 예방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오는 2020년까지 10만 명당 80명 정도인 결핵환자 수를 20명으로 낮출 계획”이라며 결핵약 복용률을 높이고 결핵 없는 학교 만들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복지부는 영양 불균형이 심한 20~~0대의 발병률을 낮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2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결핵은 일반사람들에게 무관심한 대상이 되었을 뿐 아니라, 전염성이 강한 결핵 환자에 대한 격리조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결핵 신환자 연간 4만명, OECD 발병률 1위

지난해 발생한 결핵환자는 시간당 5명꼴로 이중 하루 6명꼴로 사망할 만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연간 3만9000여명의 결핵 신환자가 발생, 2300여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OECD국가 중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 2011년에 신고된 결핵 신환자(처음 발병한사람)는 3만9557명으로 10만명당 80.7명에 이른다. 2010년 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1.3배 많고 70세 이상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결핵조기퇴치 New 2020 Plan’을 추진, 선진국 수준으로 결핵 발생률을 낮추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당장 올해부터 제주도 및 참여 시･군･구와 함께 ‘한국형 직접복약확인(DOT)’ 시범사업을 추진, 결핵환자의 결핵약 복용률 제고에 나섰다.
※ 직접복약확인(DOT) : 결핵환자의 약 복용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결핵치료성공률 향상을 위해 권장.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학교 내 집단 결핵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경기도와 “결핵 없는 학교 만들기”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고등학생의 경우 집단생활을 하고 면역력이 약화되어 결핵감염에 취약, 결핵조기발견과 검진사업 등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활보하는 슈퍼결핵환자....입원명령 사문화 우려

가장 큰 문제는 입원명령 결핵환자에 대한 방치가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2011년 4월 전염력이 강한 다제내성결핵(광범위내성포함) 환자의 입원명령을 단행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지난해 다제내성결핵과 슈퍼결핵 환자는 4000여명으로 추정된 가운데 이중 입원한 자는 320여명에 그쳐 입원명령 대상 중 1/10도 안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다제내성결핵환자･슈퍼결핵환자･만성배균자 등은 입원명령대상자를 말한다.

결핵예방법에 따르면 환자가 입원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입원명령을 받은 환자가 거부해도 이를 강제한 경우는 한건도 없다.

결핵환자 대부분이 정상인과 함께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감염자들 자체가 결핵환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입원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다제내성결핵이나 슈퍼결핵 환자, 만성배균자가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규모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파악하는 다제내성결핵환자 현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진료비를 청구한 자료에 의한 추정치일 뿐 정확한 자료를 구하는 시스템이 없는 현실이다.

더욱이 환자들이 모두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이들을 모부 수용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도 관리시스템 부재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전문가들은 “전염예방을 위해 만든 강제 입원명령제도의 경우, 입원명령만 내려놓고 그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다.”며 관리부재의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한 연구관 또한 “다제내성결핵 여부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게 약제감수성검사”라며, “법을 개정해서 약제감수성검사 기관들이 내성결핵에 대한 신고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취약계층의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결핵관리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한편,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증으로 주로 치료를 받지 않은 활동성 결핵환자로부터 공기 중에 옮겨진다.

피로감과 식욕감퇴, 체중감소, 기침, 가래, 흉통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저체중이거나 영양불량자, 당뇨병, 위 절제술을 한 사람 등에서 결핵이 발병하며 폐와 신장, 신경, 뼈 등 몸의 대부분 조직이나 장기에서 병을 일으킨다. 그중에서도 결핵균이 폐조직에 감염을 일으키는 '폐결핵'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