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선 관광열차와 무궁화호 승객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캡쳐

［대전경제=장중식］<종합> 세월호 참사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최고의 안정성을 강조했던 한국철도의 여객열차끼리 정면으로 충돌, 1명이 숨지고 90여명의 승객들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였다.

사고가 난 것은 지난 22일 오후 5시 40분쯤. 태백선 문곡역과 태백역 사이에서 제4852호 관광열차(제천발-서울행, 승객 40명, 승무원 4명)와 제1637호 무궁화호 열차(청량리발-강릉행, 승객 63명, 승무원 4명)가 정면충돌, 승객 70대 박모씨(여, 경기 안산시)가 숨지고 9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코레일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밤 12시 현재 10명(승객 6, 기관사 2, 여승무원 2)이 태백중앙병원과 고려의원, 제천명지병원에 분산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승객들은 응급치료를 받고 모두 귀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2개의 열차가 문곡역에서 교행하는 과정에서 문곡역에 정차하여야 할 제4852호 관광열차가 역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치며 역 밖에서 역으로 진입하기 위하여 정차하고 있던 제1637호 무궁화호 열차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가 사고원인파악을 위해 현지에 급파됐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히는데는 최소한 하루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 또한 사고원인에 대해 “단선으로 되어 있는 태백선의 특성상 대기중이어야 할 열차가 멈추지 않고 선로를 벗어난 것이 1차적 원인”이라며 “신호미작동 또는 기관사 착오 등 보다 면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태백선 열차사고로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이 부상자들을 구조하는 모습.                                                       /자료=태백소방서 제공

결국 이번 사고는 단선으로 되어 있는 태백선의 특성상 반드시 역에서 교차운행해야 하는 것을 어떤 이유로든 무시해 발생한 것이다. 그것이 신호이상으로 인한 관제시스템이든, 기관사 실수이든 '최소한의 기본메뉴얼'조차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의견 또한 뜨거웠다.

실명의 한 네티즌은 "열차가 역을 그냥 혼자 지나쳐서 사고났다고?  철도신호체계을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기관사가 신호오인으로 지나쳐도 보안장치가있어서 절대 나갈수없다. 설사 그런다고 치더라도 역에서 확인가능한데 경고무선통화을 안할 수 없다. 신호체계나 기타 다른이유가 있지않고서는 엄한 기관사만 불쌍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이번 사고 또한 유병언 사망소식에 묻혔지만, 어쩌면 그 보다도 더 중대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태백시민들의 불안감도 컸다. 시민 A씨(55. 자영업) 또한 "문곡역에서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태백시내에서도 '꽝'하는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다"며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화물열차가 관광버스를 들이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나중에 뉴스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열차운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23일 오전 9시까지 열차운행이 불가능한 구간(태백역~철암역)을 버스로 연계 수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코레일은 승객불편 해소를 위해 태백선 열차를 사전에 예약한 이용승객들을 대상으로 코레일 트위터(@korail1899)와 철도고객센터(1544-7788)에서 열차운행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이용해 줄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