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사회에 무엇이 진정한 지도자인가를 일깨웠다.

［대전경제=장중식］4박5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국내는 물론,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꼽힌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용한 행보 속에 우리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 지를 일깨워 준 '메시아'의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어렵지만 권위를 넘어 낮은 곳으로 임하는 자세가 진정한 지도자라는 것을 방증했다.

지난 14일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은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구장을 찾는 순간부터 남달랐다. 헬기보다는 열차를, 고급승용차보다는 서민형 승용차를 택한 모습은 연일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한국사회의 아픔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 세 번에 걸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는 것과 유족에게 직접 세례를 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보통사람조차 꺼리는 음성 꽃동네에선 전신마비를 앓는 오미현양 이마에 입맞추며 축복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 미사 카퍼레이드 중 차에서 내려 세월호 참사 유족의 손을 잡은 교황은 어린 아이에서 노인,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17일 궂은 날씨 속에서도 해미 성지를 찾은 교황은 사랑과 화해를 강조했다. 하지만, 난마처럼 얽힌 문제해결은 결국 그 사회의 몫이라는 점도 감추지 않았다.

▲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대회 현장을 찾아 미사를 집전하는 프렌치스코 교황.

위로와 축복 속에서도 서로가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18일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도 교황은 소외된 이웃을 초대했다. 위안부 피해자와 강정마을 주민은 물론, 쌍용차 해고노동자,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참사 피해자, 새터민 등 한국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처럼 4박5일간의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쉼 없이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을 배려한 교황의 행보는 연일 속보로 전 세계에 전해졌다. 외신은 물론, 평소 관계회복이 어려울 것 같았던 중국 등 비수교 국가까지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는 사례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대전시민 A씨는 "비록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를 뛰어 넘어 어떤 모습이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인 지를 일깨워 준 교황의 방문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교황이 떠난 후, 어떤 모습과 형태로든 지금의 한국사회를 진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해미읍성에 운집한 신도와 참석자들에게 답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