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영 논설위원

내가 만나는 학생 중에 지원이라는 중학생이 있다. 첫 만남부터 지원이는 자기는 자신의 꿈과 목표가 확실했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말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지원이는 특목고에 가서 대학은 의대를 들어가고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꿈이 없는 아이들도 많은데 지원이는 꿈이 있다는 것이 좋아보였다. 하지만 그 꿈이 그 아이에게 큰 걸림돌이 될 줄이야

지원이의 성적은 중위권이었고 특목고를 준비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 또한 명확하지 않았다. 그냥 의사가 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원이와의 만남을 가진지 한 달쯤 되었을 때에 지원이로부터 이런 질문을 듣는다

“선생님~!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래서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으면 거지가 되나요?”

알고 보니 지원이에 대한 기대가 많으신 부모님이 지원이에게 좋은 학교를 가야하고 좋은 학교를 가야지만 좋은 직업을 가지게 되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부유하고 편하게 살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렇게 부모님의 과잉기대와 잘못된 진로의 정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육부에서 꿈과 끼를 강조하는 행복교육을 슬로건으로 낸지 2년째를 맞는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되고 많은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제주에서는 올해 모든 중학교에서 1학년 2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정하고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고 가장 좋은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해서 교육을 하지만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학부모는 “우리 큰 애가 지금 고1인데 집중이수제 피해자예요. 이번에 실시되는 자유학기제 또한 걱정이 앞섭니다.”라며 근심어린 얘기를 털어놓는다.

효과적인 진로 프로그램의 열매를 보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진로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탐색과정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첫째로 자신의 재능, 흥미, 성향과 가치를 정리하고, 둘째로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깊이 알아가며,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인생 설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앞 서 얘기한 지원이 뿐만 아니라 한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부모님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꿈꾸는 아이들이 되길 바란다. 

은혜영/ 객원 논설위원

전)몽골 국립 과학 기술대학교 교수
제주 납읍초, 어도초 등 자기주도학습 및 진로 강사
TMD 교육그룹 및 온드림 스쿨 강사
행복한 진로 ‘행진’ 제주지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