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영 교육논설위원

"어느 대학, 무슨 과에 가면 좋을까요?" "어떤 직업이 알맞을까요?"

우리나라 중·고생은 자기가 뭘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른다.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가고, 진로 선택을 남의 손에 맡기는 안타까운 현실. '성공 로드 맵' 을 쥐여주는 데 급급할 뿐, 아이 진로에 방향을 잡아줄 나침반을 구하는 일에 소홀한 부모가 적지 않다.

잘나가는 직업인을 만나는 것과 소신과 철학으로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된 사람을 접하는 건 차이가 크다. '원하는 직업에 어떤 전공이 유리한지' '연봉이 얼마인지' 등 단순 정보는 얼마든지 검색 가능하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왜 이 일을 하나'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까' 등 큰 그림을 보여줄 롤모델과의 만남이 중요하다.

꿈을 가진 아이들 중에도 롤모델을 가진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많은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의사가 되겠다' 와 '어떤 의사처럼 되고 싶다' 는 차이가 크다. 누군가를 닮고 싶다'는 마음을 품으면 학습 동기가 유발되고, 가치 지향적 삶을 추구하는 마인드가 생긴다.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일을 하면 행복할지 알고 싶은 학생들에게 이번 방학을 통해 진로 롤모델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꿈만 있고 계획이 없으면 체계적인 진로·진학 설계가 불가능하다.

막연하게 기자를 꿈꾸던 학생이 언론인을 만나 직업 세계를 간접경험 한 뒤, 자기 적성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장래 희망을 바꾼 사례가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에 롤모델을 만나면 꿈을 강화하거나 알맞은 방향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롤모델의 의미는 본받고 싶을 만큼 모범이 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일화는 롤모델과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외교관은 세계 여러 나라가 친하게 지내도록 돕는 중요한 사람' 이라는 말 한 마디에 글로벌 무대를 꿈꾼 것"이라며 "롤모델이 우리 아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나를 되돌아보고 긍정적인 자극과 도전을 받는 건 물론, 내일의 나를 생생하게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은혜영/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