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중 기자

국토해양부와 대전시가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각 재건축·재개발 촉진 대책을 발표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국토해양부는 향후 1:1 재건축시 기존주택의 면적증감 범위를 현행 10% 이내에서 30% 이내로 확대하고, 면적 축소도 허용한다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개정안은 입법예고 뒤 의견수렴을 거쳐 8월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대전시도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조례’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 오는 15일부터 공포·시행할 방침이다.

개정 조례는 정비구역 및 추진위·조합의 사업승계 허용, 장기 미집행 사업의 자발적 철회근거 마련, 임대주택 건설비율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 시행령과 대전시 조례 개정안은 얼핏 공통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규제요소를 풀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동일한 정책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규제완화에 대해 지역 부동산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대전 둔산권 아파트들이 건축 후 20년을 넘어서면서 향후 재건축 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믿음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침체된 부동산시장 전반을 상쇄할 만한 파급력을 지녔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대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대전지역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총 12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촉진사업지구에서 33개, 도시·주거정비지구에서 93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조합설립 등 사업이 구체화된 사업장은 전체의 14.3%에 불과한 18곳 뿐이다. 이 중 대덕구 덕암주공 재건축사업이 지난해 4월 준공되고 대흥1구역 재개발사업이 한창 신축공사 중일뿐, 나머지 16개 사업장은 시행인가와 관리처분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총 63개 사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10개 사업장에서 준비단계인 정비계획수립과 노후건축물 정밀안전진단 등 용역이 추진 중이고, 28개 사업장의 구역지정이 완료됐으며 25개 사업장에서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2020도시정비기본계획’상 나머지 45개 사업은 2014년 이후인 2,3단계 사업에 포함돼 사업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2013년까지 완료해야 할 1단계 85개 사업 중 조합설립이 이뤄진 곳이 18곳에 불과한 만큼 대전시 도시정비계획 진척속도가 당초 계획에 비해 매우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낮은 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규제완화만으로 사업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이번 규제완화 조치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방 재건축시장에 단기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요소는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는 수직증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재중 /금강일보 부동산담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