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수 한은 총재

글로벌 국제경기 침체와 국내 물가인상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당장 올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할 것인지, 올려야 될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4%를 넘나드는 물가 인상을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6차례에 걸쳐 금리인상 기회를 놓쳤다고 압박하는 세력들은 한국은행이 스스로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실천하지 못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리인상이 오히려 서민경제에 압박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상은 곧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주택자금 대출 비중이 날로 높아진 상황에서 서민경제를 더욱 압박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또한 적지 않은 여파에 시달릴 전망이다. 자금대출 구멍이 좁아진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완화한다해도 당장 높아진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긴급자금이 필요한 가계나 기업 모두 금리인상과 더불어 겪게되는 물가인상은 국내경기를 죄는 옥쇄가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한 때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지만, 새해 들어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가 더욱 강해져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분위기가 지속된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세계경기를 고려할 경우,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물가를 생각하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금리를 올리자니 통상 6개월 이후에나 영향이 미치는 사이클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간상승률(4.0%)을 넘는 4.2%를 기록했다.  이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카드'외에 지급준비율을 올리거나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한 대목이다.

중앙언론들이 일제히 한국은행을 향해 '금리인상의 기회를 놓쳤다'며 압박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행 측이 13일 어떤 결론을 내놓을 지 시중은행은 물론, 기업과 가계의 눈이 한은에 집중되고 있다.

/장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