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지역의 의료서비스 체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공중보건의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장학의사제도를 활용하는 방안 검토에 나섰지만, 이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해당 지역주민이나 병원협회･시민단체 등은 환영 입장을 표했지만,  의사협회는 반발하고 있는 상황으로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논란의 시발점은 최근들어 복지부가 41개 의과대학에서 정원 외로 입학생을 선발, 학비를 국비로 지원, 의대졸업 후에는 특정기간(5년 정도) 근무를 강제하거나 특정 지역에서만 면허를 허용토록 하는 ‘장학의사 제도’를 검토하겠다는 발표에서 비롯됐다.

복지부의 이 같은 방침은 공중보건의가 매년 급감(2010년 5210명에서 2011년 4545명, 2012년 4054명으로 감소, 오는 2020년에는 3142명까지 감소 예상)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이 처럼 공보의 감소는 남학생의 의대입학 비율이 크게 줄고(2006년 69.5%→2010년 56.9%)의학전문대학원 학생中 군필자 비율이 높기 때문(의과대 5.1%, 대학원 30.1%)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시민단체･병원협회 등은 대체로 환영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기존 의사의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질적으로 공중보건의의 도움이 절실한 농촌지역 주민들은 “의사수 부족으로 농･어촌 및 산간오지 응급
환자에 대한 대처가 극히 어려운 상황에서, 공중보건의 감소 대책에 대한 논의는 이미 요구되고 있었다”며 상당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실제 강원 고성‧양양군, 충북 청원군의 경우, 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1명에 불과한 실정으로 병원협회는 “지방 중소병원은 의사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응급실을 운영하기에 어려운 실정이었다”며 관련 논의를 환영했다.

병협 관계자는 "지방은 의사수가 절대 부족하여 임금이 계속 증가하면서 모두 의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데, 입학정원 증가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도 “정부는 더이상 의사들에게 끌려 다니지 말고 연간 1000여명이상의 공공의사를 열악한 지역에 재배치하라”며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일자리부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정부장학금으로 배출한 공공의사도 의무 복무기간을 채우면 일반개업의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의사 10만명 시대에 무작정 신규의사를 늘릴게 아니라 의사들이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동결한 의사 정원을 늘리게 된다면 일자리부족 등의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협 측에서는 이와 더불어 "공중보건의를 이용해 싼값에 의료취약지 문제를 해결할 게 아니라 의사들이 취약지로 갈 수 있게 처우를 개선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장학금을 전제로 한 '공중보건의 배출문제'를 둘러싸고 의료업계, 정부･의사협회간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불거지자 의료업계는 논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포괄수가제를 두고 발생한 복지부와 의사협회간 갈등이 확대･고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정서가 깊은 실정이다. 

당장 장학의사제를 도입하려면 의사정원 조정(교과부) 및 예산협의(기획재정부) 등 정부 내 절차도 복잡한데 지금 논의가 필요한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언론 등 사회 일각에서도 장학의사제 등 의대 증원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되기에 적정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농어촌 지역 등 의료취약지구에서 근무할 의사의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 의료평등권 추구를 위한 합당한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의사 없는 시골 더는 안 된다’는 한 언론보도의 제목과도 같이 날이 갈수록 취약지대로 전락하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의료혜택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와 관련협회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취약지역 줄이려는 의사수 증원은 옳다’/중앙일보(6.18일), ‘취약지 근무 장학
의사제 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