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를 전후해 언론매체는 물론, 포털사이트까지 일제히 쏟아낸 ‘2012년 부동산 전망’ 소식에 이목이 쏠린다. 내 집을 가진 사람이든 아니든 간에 부동산은 여전히 주거의 개념이자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사를 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프리미엄 상승과 전세난 예고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렇다고 집을 사자니 주머니 사정도 문제거니와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이라는 생각에 ‘막차’를 타는 건 아닌 지 고민만 깊어간다.

이 같은 갈등은 분양권을 취득한 예비입주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전지역 부동산 시장을 휩쓸었던 도안신도시와 세종시 열풍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속칭 ‘더블 P’를 얹어가며 ‘피’ 같은 자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매도타이밍을 가늠치 못해 좌불안석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 중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무리 중도금을 무이자로 했다지만 분양 잔금을 치를 시기가 다가오자 매도와 보유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궁금증을 참지 못해 검색해 본 뉴스조차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올 한해 대전 부동산 전망에 대해 한 일간지는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반면, 다른 일간지에서는 ‘극과 극’이라는 표현으로 예단을 피해갔다. 자칭 부동산 전문가라는 컨설턴트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 때’라는 표현으로 대전의 아파트 분양열풍이 꼭지점에 이르렀음을 강조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좀 더 시야를 넓히고자 중앙소식을 검색해 보았지만, 대전과 충청지역의 현실과는 한참은 거리가 먼 내용이 대부분이다. 눈은 지역에 있고, 귀는 서울에 여는 꼴이다.

중요한 것은 첩보와 정보의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공고 이후 매체를 통해 접하는 것들은 대부분 분양가와 세대수, 주변의 학군 등 기본적인 정보에 국한된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이후 첨가된 것들은 일제히 ‘찬양’ 위주 일색이다. 금강과 호수가 보이고, 가변형 방 구조와 서비스 내역, 그리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나열한 것도 모자라 시공사 ‘이름 값’까지 들먹이며 최고의 투자임을 강조한다. ‘00으로 오세요’라며 분양을 독촉하는 미녀 모델의 미소는 가히 화룡점정이다.

자칭 ‘발품’을 파는 것이 최고의 분석이라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한층 더 바빠진다.
현장을 둘러보고 인근 부동산 업자들의 입소문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그들이 찾은 현장은 속칭 ‘치고 빠지기’의 고수인 선행 투자자(일명 투기세력)들이 휩쓸고 지나간 마당이다.

대전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유성시장 재개발 계획이 그랬고, 도안신도시와 세종시가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비입주자들의 눈과 귀가 문제다. 최소한 분양면적과 공급면적 구분은 기본이고 자신의 투자목적이 실거주인지 시세차익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주된 목적이 다를수록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기본상식이다.

거주 목적이라면 가족이 누릴 수 있는 주거환경, 이를테면 학군과 교통 등을 중시해야 하고, 투자 목적이라면 매입과 매도 타이밍을 사전에 설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칫 소문에 귀를 열고 뉴스에 눈을 뜨면 감성은 앞설 수 있지만, 자금동원 능력과 사후대책 등 이성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접하는 소식들은 첩보와 정보의 사이를 오가는 것들이다. 전자의 경우, 누군가가 만든 소문일 확률이 높고, 후자는 어느 정도 객관성이 검증된 사실에 근접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생성되는 언론의 뉴스조차 취사선택을 분명히 하기 위해 냉정한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막차’를 타기 십상이고, 한 번 들여 놓은 발을 뺄 수도 넣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속칭, ‘열풍’ 내지 ‘광풍’으로 표현되는 대전과 충청지역의 부동산 열기, 그것이 행여 태풍이라도 진로와 영향권만큼은 제대로 짚어내는 안목과 지혜를 갖춰야 할 때다.

장중식 /대전경제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