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구 공학박사

가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초여름을 불안하게 했던 일들이 조금씩 진정되고 장마가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위축된 소비심리가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주택시장만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열기가 뜨겁다니 국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반증해 주는 대목이다.

글로벌 경제 불안과 앤화 공세로 수출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메르스 불황은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도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건설업 종사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다. 수년 동안 들어온 “힘들다. 사업을 접고 싶다” 등 부정적인 말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반가운 마음에 “요즘 경기가 좀 나아졌지요?”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의외다. 지금도 버겁지만 앞으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니 현 상태만이라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어려운 상황에서 다행이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휘청이는 우리나라 경제에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부동산활성화 대책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담은 부동산 3법의 국회통과, 청약제도 개선, 전세금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다.

최근 경제연구원들이 예상한 경제성장률이 3%대 성장마저 무너질 위기라고 예고하지만 다행히 건설투자 만큼은 3% 내외를 증가할 것으로 내수경기를 이끌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하반기까지 주택시장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회복세가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배제할 수 없다.

해가 지기 직전에 잠깐 하늘이 밝아진다는 회광반조(回光返照)와 같은 현상이라는 판단이다. 건설사들이 서둘러 분양물량을 쏟아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기에 정확한 시장분석과 정책흐름 등을 고려하여 대응할 수 있는 분석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전도 인근 세종시로 인구가 이동하면서 다소 긴장을 하지만 싸이언스콤플렉스가 본 궤도에 오르고 원도심 도시재정비사업 사업시행자가 선정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호수공원, 대전 1,2산단 재정비 등이 가시화 되면서 부동산시장에 기대를 불어 넣어 주고 있어 향후 세종시와 대전역간의 ERT노선이 완료되면 새로운 지역의 개발 잠재여건이 부상 할 것으로 부동산 시장에 관심과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본다.

세종시와 연계된 개발의 매리트를 찾아 대전시가 선제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정비계획과 회덕IC건설 등 정부지원이 조기 확정될 수 있도록 정치역량을 발휘하여 건설경기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해야할 것이다.

건설업계의 또 다른 고민은 주택경기의 호황에 반하여 SOC감소로 인한 공공공사 시장의 고갈이다. 가득이나 일감이 없어 고민인데 발주기관의 우의적 지위에 대한 불만이 크다. 한마디로 공공공사는 낙찰할 때 샴페인을 터트리고 계약하는 날부터 일을 해야 말아야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수익성은 그만두고 실행을 맞출 수가 없는데 그 누구에게 하소연해도 보상받을 제도도 없다는 것이다.

제값주고 받는 건설문화 풍토조성은 단순한 건설업체를 배부르게 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공공시설물을 만들고 관리하는 제작 및 운영비용이다. 예산절감이라는 명목으로 깎는 것만이 정당한 것인지 역지사지해볼 필요가 있다.

모처럼 살아나는 주택시장이 내수회복을 이끈다. 주택경기 호황과 함께 건설경기도 회복되어 팍팍한 국민들의 살림살이에 풍요함을 느끼게 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작금의 주택경기 회복은 건설경기를 다시 점화 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국가기반시설과 국민주거문화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건설기술자들의 한결같은 염원은 어려움은 감내한다지만 일부 환경론자들이 󰡒토건국가니, 삽질국가니󰡓 하는 등의 자존심을 비하하는 소리는 정말 화가 난다는 그들의 말을 무시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국가발전의 주역이었던 건설인의 피와 땀에서 우리의 터전이 만들어 지고 있다. 성숙된 국민의식이 우리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건설에 대한 이해를 해준다면 명품 대한민국을 만드는 산업전사들에게 신바람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김만구 /미래건설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