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권 최대규모의 매머드급 테마파크가 들어설 엑스포과학공원 일대

대기업과 지역 중소업체간 ‘상생전략’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에 대규모 종합유통업계 진출이 잇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큰 화제는 유통업계의 맞수로 알려진 롯데와 신세계가 대전지역의 북부와 남부지역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신세계-롯데, 대전지역 '남북 분할'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선두주자’ 격으로 알려진 신세계는 이미 지난해 서구 관저동 일대에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매장과 위락시설을 갖춘 대규모 위락시설 조성사업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에 뒤질세라 롯데쇼핑과 롯데월드 또한 지난 16일 공동으로 엑스포단지 일원에 대규모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전자의 경우, 염홍철 대전시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미 수년 전 부터 유성구 구암동 지역 등 곳곳에 부동산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후자의 경우 염 시장의 핵심공약 중 하나로 추진한 사업이기에 세간의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거대기업 진출, 규모도 중부권 최대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역 중소상인들은 한숨을 내쉬는 등 적지않은 후유증이 예고됐다. 민주통합당 대전시당이 즉각 반박성명을 낼 정도로 서민 경제와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6000억 이상이 투자되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이라는 공적 개념 부여가 전제될 경우, 이 사업은 대전지역은 물론, 충청권 전역의 유통위락지도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 사업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 두 ‘공룡기업’들이 벌이기로 한 사업을 들여다 보자.

6000억 규모의 매머드급 '롯데 테마파크'

우선, 롯데쇼핑과 롯데월드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하고 대전시와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가 지난 1993년 엑스포가 열린 엑스포과학공원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엑스포 재창조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오는 2015년 완공 목표로 총 6000여억원의 자본이 투자된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33만㎡를 최소 20년에서 최대 40년간 장기 임대키로 하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다.

테마파크에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문화시설과 상업시설은 물론, 실내·외 워터파크와 영화관을 세우기로 하는 등 복합적인 위락단지로 탈바꿈 하게 된다.

복합테마파크가 완공되면 1만3000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하고, 연간 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총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발생 우려가 있는 지역의 반발을 우려해 “사업진행 과정에서 지역 업체를 우선 참여시키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앞장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완공조차 똑같은 2015년

이보다 앞서 신세계 측 또한 2015년 완공을 목표로 '대전 유니온스퀘어' 사업을 이미 지난해 착수한 바 있다.
대전 서구 관저동 일대 35만㎡ 부지에 프리미엄 아웃렛 쇼핑몰과 다양한 위락시설을 세워 국내 최대의 교외형 복합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신세계 측은 대전 유니온스퀘어를 한 곳의 장소에서 새로운 문화와, 레저, 쇼핑,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센터 (Life style center)'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내 아이스링크는 물론, 어린이 직업체험관과 실내스포츠 테마파크, 영어체험교실, 오토몰, 생활전문점, 멀티플렉스 시네마, 다목적 웨딩홀, 고급식품 전문점, 스파 및 수영장 등 왠만한 시설은 모두 갖췄다.

지역경제 '고사 VS 활성화' 이견 팽팽

이들 두 가지 대형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엇갈린다.
대전지역의 거시적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의 긍정론자들은 고용창출효과와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지역의 시설단지들이 대전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 중부권 최대규모의 랜드마크이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는 물론, 대전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반면, 이들 거대기업들에 대한 특혜가 어떤 방식으로 지역에 환원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특별한 입찰이나 공모과정 없이 장기임대 형식으로 부지를 제공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지역경제에 이바지 해야 하지만 대기업의 특성상 인접 상권들은 고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결국, ‘거대공룡’들이 벌이는 ‘남북전쟁’을 지켜보는 대다수 시민들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 속에서 이들로부터 시작된 바람의 속도와 강도 등 풍향계를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장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