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구 박사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가 크다. 우리나라도 15년 만에 몰아친 한파로 몸살을 앓았다. 자연에 순응하지 못한 재앙인지도 모른다. 앞으론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시스템 관리가 요구된다.

글로벌 경제도 새해 벽두부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국제원유가 인하, 수소폭탄 실험 등 제2의 어닝쇼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내수시장도 부동산시장의 힘으로 버텨왔으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년 초부터 부동산시장이 녹록치 못하다. 내수시장 위축과 경제민생법안과 노동법 개혁안도 총선의 그늘에 가려 방치되고 청년실업이 날로 높아져가는 어려운 형국이다.

기관·단체별로 신년 인사회 등을 통해 만은 덕담이 오고가면서, 새해가 되면 각자가 하는 일에 항상 기대를 갖게 된다. 정부 또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내 놓으며 국민들에 기대와 희망을 준다. 건설업계도 거는 기대는 마찬가지다.

대전, 충청권에서 신규 물량이 예년보다 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재정사업으로 6천여 개의 지역 건설사들이 보기에는 그 파이가 너무 작다. 작년 충청권광역철도가 예타를 통과하고 최근 과학벨트 신동, 둔곡지구가 착수될 예정이지만 크고 작은 20여개의 지역 현안사업들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시장에선‘건설산업 위기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건설업계가 뛰어 넘어야 할 장벽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낡은 패러다임을 바꾸고 환골탈퇴 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첫째, 건설산업의 인식 범위를 단순‘시공 위주’에서 설계/엔지니어링과 유지관리까지 포괄하는 전체 건설산업의 구도로 생태계를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건설 주체들은 상대적으로 금액 비중이 작은 사업 초기 단계의 설계/엔지니어링이 얼마나 큰 부가가치세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시설물의 총애주기를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가격(price)이 아니라 가치(value)를 중시해야 한다. 사업 초기 단계의 낙찰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 사업비를 절감하는 것이 중요하고, 품질과 안전, 공기 등 비금전적인 건설산업 성과를 극대화하면서 신기술, 신공법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셋째, 최대 발주자인 정부는 조달제도의 혁신을 통해 건설산업의 낡은 패러다임을 거부하고, 정부의 조달 프로세스는 낡은 건설 패러다임을 깨는 업체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100세 시대에 맞게 건설되는 시설물도 인체공학과 똑 같이 진단해서 처방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최소 내구연한 100년을 유지하도록 하는 생애주기를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시장도 외부변수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수요와 공급의 증가로 인한 시장의 불균형에 따른 가격하방 경직성을 꼼꼼히 살피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변동요인으로 매매가 위축된 현 시장 상황은 가치가 있는 물량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금년에 대전에만도 1만2천세대가 분양될 예정으로 내 집 마련에 한발 짝 다가가 전세난에 휩쓸리지 않도록 공급과 수요예측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들어보면서 입지성, 조망권, 접근성 등 선호 요인에 따른 차별화 투자에 관심을 갖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재의 불황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는 훈련과 신기술 투자에 눈을 돌려야 한다. 건설산업은 인류와 함께 영원한 먹거리 산업이다, 영혼이 있는 기업은 지금도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꽁꽁 얼었던 지역건설업계에 해빙 소식과 함께 새해에는 지역에 현안사업들이 술술 풀리고 붉은 원숭이의 지혜를 빌려 우리 건설업계도 호황 아닌 안정기로 접어들기를 기대해 본다.

김만구/ 미래건설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