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제=장중식］총선 출마를 위해 7개월 간의 잔여임기를 앞두고 전격 퇴임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후속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으로는 구조조정과 노사관계 등 3만여명의 임직원은 최 사장의 퇴임과 동시에 어떤 인물이 다음 수장으로 오느냐에 따라 실단장급 후속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고, 밖으로는 20대 총선과 맞물려 집권 여당에 득실여부를 따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공기업 인사는 관료 출신이나 정치권 출신의 인물이 기용될 때 마다 ‘돌려막기식’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그것은 정권 교체 때마다 정부의 ‘입맛’이나 최고통치권자의 ‘낙점’이 곧 인사의 기준이 되어 온 탓도 있다.

'공기업 인사=정치권 입김' 자유롭지 못해 고민

이번에 정치의 길을 택한 최연혜 사장 또한 그 같은 입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천타천으로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번에는 집권 여당의 비례대표로 ‘낙점’을 받았다.

물론, 이번에 전격 사퇴한 최연혜 사장은 그동안 경영정상화에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현 정권의 '보상'적 성격이 짙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코레일의 현실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에서 후속 사장 인선은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

결국 공기업 인사는 정권의 의지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밖에 없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 같은 시점에서 후속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 정부 또한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정치권 출신이나 외부인사를 영입할 경우, 또 한 번 ‘정권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고, 내부 승진자를 고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철도공사의 특성상 노사와의 관계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어느 정도 안착이 되어 온 코레일의 특성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현 임원진이나 국토부 등 유관기관에서 인물을 골라야 한다.

▲ 수장 임명 때마다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코레일이 후속 사장 임명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코레일 본사를 지나는 KTX. /사진제공=코레일

20대 총선에 '표 잠식 우려' 판단시 직대체제 유력

이 같은 맥락에서 총선 전까지는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것은 최연혜 사장의 비례대표가 정무적 결단에서 시작된 것이고, 후속 인사 또한 정치권 관련 인사를 조기 발탁할 경우, 집권여당의 부담 또한 배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레일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조직의 안정과 직무특성을 고려할 때 코레일 사정에 밝은 내부인사에서 승진 발령할 수 있지만, 역으로 이번 총선에 낙마한 정치권 인물이나 제3의 인물이 전격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인사 관행으로 볼 때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유지한 후, 총선 결과에 따라 석패한 인사 가운데서 낙점할 가능성도 베제할 수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후임 사장 임명 전까지 김영래 부사장과 임영호 상임감사 등을 중심으로 현 임직원이 조직을 이끌어 갈 수 밖에 없는 코레일의 앞날에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최 전 사장의 후보 순위 결정은 15일 심사를 거쳐 16일쯤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