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중식/본지 대표

휴게소 임대수입 연간 1000억...'이상한 이윤 배분구조' 논란

어느 해 보다 '이상한 기류'로 흐른 총선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왔다.

연일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거리유세는 온통 '국민을 위한' 후보자들의 쉰 목소리다. 그들이 진정 4년여 임기동안 국민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이며, 또 다른 4년을 그렇게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속고 또 속여도 우리가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그것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나은 놈이 있어서 찍는 것이 아니라 더 미운 놈 되지 말라고 투표장에 가겠다'는 유권자의 한마디가 매섭다.

'땅콩 회항' 사건에서 '종업원 폭행' 등 사회 곳곳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사건사고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있었다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해 보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한번 쯤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생리적 현상 해결에서 졸음방지, 간단한 요기라도 채우려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곳이 휴게소다.

라면과 우동, 그리고 한식과 양식에 이르기까지 그 휴게소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즐비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것이 있다.

도로공사에서 위탁운영하는 휴게소 음식값이 시중가격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휴게소 시설이나 인건비, 재료비 등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일반시중가보다 적게는 10~20%에서 어느 품목은 50%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과 품질은 오롯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소비자가 선택할 일이다. 쉽게 말해 비싸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왜 휴게소 음식값이 비싸야만 하는 지 알 수가 있다. 원청자인 한국도로공사가 운영업체를 선정하고, 그 운영업체가 막강한 전권을 행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경우까지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사계약과 다르지 않다. 원청자가 계약을 딴 후, 일정비율의 '하청수수료'를 받고, 또 다른 업체에 일거리를 넘겨주는 방식에 비유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종적으로 소비자와 접하는 업체(업주)는 국밥 한 그릇의 절반을 원청자나 관리업체에 떼어 줘야 한다. 나머지 절반 수입으로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계산해야 한다. 이 같은 구조로 5000원짜리 국밥은 도저히 더 낮출 수가 없다는 말이다.

백화점에서 통용되는 '로드 매장(입점하면서 관리업체와 매출대비 임대료 계산법 적용매장)' 의 수수료가 30% 내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로공사 휴게소는 그 이상이다.

수년 전 국정감사장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지만, 그 이후로 얼마나 개선되었는 지 알 길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 그릇에 5000원 짜리 라면 판매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것이 떡라면이든, 만두라면이든 중요치 않다.

원가 380원짜리가 왜 10배 이상 가격으로 판매되는지 그들은 알고 있다. 얼마가 이윤인지, 그 이윤을 누가 더 챙겨가는지 말이다. 애꿎은 식당 종업원들과 소비자의 불만, 불신만 키울 뿐이다.

공정한 방법과 룰에 따라 운영업체를 선정했다는 그들에게 묻는다. 과연, 당신이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같은 조건에 도장을 쉽게 찍을 수 있는지 말이다. 그래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면, 분명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고, 한푼이라도 더 이득을 내야만 한다면, 누구의 지갑을 열 것인가 생각해 보라고.

최근 5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임대료 수입만 6000억원을 챙긴 한국도로공사에 묻는다.

"역지사지의 심경으로 당신들이 고객이 되어 이용한다면, 지금의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정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