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구가 온천문화축제를 준비하면서 '숙박 및 온천할인'을 홍보했지만, 실질적인 할인혜택은 미미해 방문객들의 빈축을 샀다. /사진=유성지역 일원에 내걸린 홍보 프래카드.

［대전경제=장중식］"축제기간 동안 숙박과 온천이용료를 할인해 준다고 해서 예약을 하려 했더니, 오히려 할인 가격보다 더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권유했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온천축제'라고 불리는 유성온천문화축제를 보기 위해 유성을 찾은 한 가족의 한마디는 이번 축제를 둘러싼 '포장 홍보'가 어디까지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행사를 주최한 유성구는 13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유성온천문화축제 홍보 유인물을 만들면서 축제기간 동안 온천 및 숙박이용객들에게 평소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 유성구청이 홍보물을 통해 안내한 숙박업소 할인업소. 확인결과, 실제와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결과는 180도 달랐다. 유성지역에서 역사가 깊은 A호텔과 B호텔의 경우, 평소와 다름없는 숙박요금을 적용했다. 축제기간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호텔관계자의 답변이었다.

온천이용객은 유성구에서 홍보한 20%~50% 다운가격보다 더 저렴한 방법을 사용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제휴카드를 이용하거나, 멤버십카드를 이용하면, 무려 30%까지 동반가족까지 할인해 준다는 뒷말도 잊지 않았다.

C호텔은 한 술 더 떠 "축제기간동안 10매 단위로 구매하면, 50%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했다. 4인 가족이 10매를 구입한 후, 다시 유성을 찾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나머지 D, E 호텔도 사정은 별반 달라보이지 않았다. 다소 더운 날씨에 치러지는 이번 행사기간동안 별다른 세일없이 호텔 자체측에서 이벤트로 마련한 패키지 상품(숙박+조식+기타 서비스)을 이용하면, 10만원 내외의 비용이면 충분하다.

특히, 일부 호텔은 온천이용권을 평상시대로 자체 할인해주었지만, 또 다른 호텔에서는 행사장에서 배포하는 팜플릿을 요구하기도 했다.

▲ 개막식 준비에 한창인 유성온천문화 축제현장. 거꾸로 매달린 양산만큼이나 홍보와 실제는 크게 달랐다.

이를 본 외지 방문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 호텔 홈페이지를 봐도 이번 축제와 관련, 할인행사를 한다는 팝업창 하나 보기가 힘들었다"며 "이럴바엔 차라리 호텔 측과 연계해 패키지 상품이라도 이용해 달라는 표현이 더 솔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무료로 이용하는 족욕장 외 다른 이벤트가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유성구에서 만든 팜플릿을 본 외지인이 이 같은 실정을 모른체 방문했다면, 어떤 생각과 추억을 가지고 가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