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유성온천 문화축제'가 탄생하기까지 근거가 된 '구민배심원제' 회의에서 허태정 구청장이 인삿말을 하는 모습.

［대전경제=장중식］자칭 '대전 최대 최고축제'로 알려진 유성온천 문화축제가 3일간에 걸쳐 막을 내린 가운데 축제시기와 명칭, 그리고 주민참여 등 곳곳에서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유성 온천일원에서 열린 이번 축제와 관련, 유성구는 6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최고의 온천축제'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특히 100여가지의 프로그램을 통해 유성구민 외 대전지역, 그리고 외지 내방객을 위해 각종 볼거리와 먹을 거리, 즐길거리 등을 선사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유성구청은 이례적으로 구정 홍보지를 통해 '유성온천 문화축제 특집판'을 낼 정도로 사활을 걸었고, 그 결과 '수십만 명이 유성을 찾았다'는 결산까지 내 놨다.

▲ 유성구 11개동 중 6개동이 참여한 주민퍼레이드. 유성구는 이들에게 기구와 모형, 소품제작지원 명목으로 1개동당 500여만의 예산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홍보물을 통해 알려진 유명호텔 숙박과 온천할인은 눈에 찾아보기 어려웠고, 먹거리 시장 또한 입점업체 선정과정에서 크고 작은 시비가 재연됐다.

특히, 허태정 구청장 취임 이전 사용하던 "YESS, 5월의 눈꽃축제'가 '핫페스티벌' '대한민국 온천대축제'에서 '유성온천 문화축제'로 변경되기까지 일반 사람들이 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때 유성의 상징으로 전국적으로 조명을 받았던 '이팝꽃 축제'가 개화시기를 못 맞춰 허둥지둥하는 동안, 예산과 주최, 후원 등을 둘러싸고 명칭이 바뀌어왔다는 점과, 온천축제 개최시기를 선정하기까지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에 대해 유성구 관계자는 "축제명칭은 주민배심원제도의 의결에 따라 조례로 제정된 것"이라며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유성구민의 뜻을 구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구민배심원제'의 결정사항이 33만 유성구민의 의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 2009년까지 유성의 명물로 알려진 '이팝나무'를 모태로 치러진 '5월의 눈꽃축제'

허태정 구청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이 제도는 2011년 "주민이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현재의 대의민주주의 체계에서 나타나는 시민 참여 및 정확한 여론 전달 등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라는 민선5기 허태정 구청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당시 허 구청장은 "민배심원이 주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5개의 축제명에 대한 의견 제시와 토론을 벌이고 유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전자투표로 최종 축제명을 선정해 제시하면 구는 이를 축제 추진에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문가와 시민단체 및 자생단체 회원 등의 부서 추천 배심원과 반 주민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하는 배심원 중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작위로 30~40을 선발한 이 제도에 따라 축제명을 결정했고, 후속작업으로 조례까지 제정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 유성구측의 입장이다.

물론, 모든 결정에는 적정한 과정과 적법한 절차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온천의 '빅3'라고 불리는 유성과 울진, 아산 등에서 번갈아가면서 '대한민국온천대축제'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한국의 3대온천으로 불리는 경북 울진 일원에서 2014년 열린 '대한민국온천대축제' 홍보물.

특히, 유성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에서 5월(초여름)이 아닌 10월(초가을)에 온천축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결론적으로 말해, 뜨거운 한 여름에 굳이 '눈꽃축제'를 '온천축제'로 변경해야 했는지, 가을에 개최되는 '국화꽃축제'와 병행할 생각은 없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유성구청 홈페이지 그 어느 곳에도 이 같은 과정과 의문에 대해 설명한 곳은 찾기 어려웠다. 진정으로 '구민을 위한, 구민의 지방자치'를 위한다면 허태정 유성구청장부터 귀를 열어야 한다.

이 같은 후속작업이 없는 한, 구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유성구민의 지적(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축제명이 바뀌는 건.....)과 의문(온천축제 개최시기와 명칭)은 변방의 메아리로 남을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