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희 세무사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묻는 질문이 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둘 중 어느 것이 본인에게 더 유리할까 묻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자금을 어떻게 쓰고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와 비용처리에 수반된 세금 해법이 관건이다.

창업을 앞 둔 예비사업자들이 자주 하는 이 질문의 정답은 ‘그때 그때 달라요’ 다. 휴대폰을 개통할 때 어떤 요금제를 쓸지를 물어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자신의 휴대폰 사용유형과 패턴에 따라 요금제 가입을 달리 하듯이 사업자등록을 낼 때도 사업유형과 사이즈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연매출 8,800만원 넘으면 법인사업자가 유리?

통상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은 법인이 세금을 적게 낸다고 생각한다. 기본세율 자체가 법인이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법인이 무조건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아니다.

개인사업자는 최고 41.8%의 소득세로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법인은 최고 24.2%의 법인세와 근로자가 있는 경우 최고 41.8%의 근로소득세, 최저 15.4%의 배당소득세가 과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사업자는 법인사업자와 달리 신용카드매출액의 1.3%(1년, 500만원 한도)를 부가가치세 공제받을 수 있는 혜택도 있다.

사업체 이익이 연간 8,800만원 미만이라면 절세측면에서 개인사업자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고, 그 이상이라면 법인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이것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사업자 대표와는 달리 법인의 경우, 대표자 급여를 설정할 수 있으므로 인건비 측면에서 경비혜택을 더 볼 수 있다.

자금 자유롭게 쓰려면 개인사업자가 유리

통상적으로 개인사업자는 현금 입출금이 자유롭다. 하지만, 법인의 경우 개인적인 용도로 자금을 유용하는 데는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자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측면에서 보면 개인사업자가 유리하다.

이와 더불어 외부로부터 자금을 유입하려면 개인사업자보다 법인이 유리하다. 개인사업자는 이익배당을 현실적으로 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신뢰성을 주려면 법인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많다.

특히 대외적인 거래처가 개인이 아닌 관공서의 경우, 개인사업자보다는 법인사업자가 신뢰도 부분에서 더 높은 점수가 있다는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세무조사의 위험성 "그 때 그 때 다르다"

기업을 하든 개인사업자를 하든 공통점은 세무조사에 대한 두려움이다. 무언가 꼬투리를 잡히면,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매출이 높을수록 개인사업자가 법인보다 세무조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매출규모가 적다면 오히려 개인사업자의 세무조사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 영세한 사업자가 많은 개인의 형태는 법인보다 세원 포착이 어렵다는 측면에서는 또 다른 것이다.

결론적으로 첫 사업을 하거나 소규모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개인사업자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법인은 행정적인 업무도 복잡하고 부대비용도 개인사업자보다 더 들기 때문이다.

역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대외신뢰도 부문에 역점을 두었다면, 물론 법인 형태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이진희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