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란법 시행 첫 날, 관련뉴스가 속속 전해진 가운데 일반국민과 관련업계의 혼란 또한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민권익위 홈페이지.

［대전경제=장중식］'김영란법' 시행 첫 날인 28일 각계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청탁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은 공직자 등의 비리를 규제하는 강화된 반부패법으로 직무 대가성과 관계 없이 공직자 등의 금품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직자와 언론인 등 그 범위를 둘러싼 해석과 직무연관성 등 법 적용에 있어 뚜렷한 사례가 없는데다 아직까지 적발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직사회는 물론, 일선 식당가와 꽃집 등 관련업종 종사자들의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관세청과 중소기업청 등이 입주해 있는 정부대전청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오전 11시30분부터 청사를 나서는 행렬이 줄을 이었지만, 평소 대비 인파는 줄은 것으로 보였다.

대신 구내식당 이용자들이 많았고, 음식 대신 간단한 음료와 커피, 인스턴트 식품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았다.

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시범케이스에 말리지 말자'는 인식이 법 시행이전부터 퍼진데다 국정감사 등 빠듯한 일정으로 바깥 출입이 여의치 않다"며 "문제는 퇴근 후 식사만남인데 법 적용이 어떻게 될 지 공무원 스스로도 혼란스러워 아예 만남을 취소하거나 '더치페이'를 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청사 주변 식당가 또한 평소와 다름없이 비교적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꽃집 등 상가의 우려는 높았다.

▲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공직자 선물문화 등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사진은 노은동 화훼단지.

노은동에서 화원도매업을 운영하는 B씨는 "3만원 이상 화분을 주문하는 소매꽃집들로부터 소액의 물량주문이 늘었을 뿐, 5만원을 넘는 물건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엇갈렸다.

네티즌 C씨는 '김영란법 시행 첫날' 관련기사 댓글을 통해 "법 취지는 십분 이해하지만, 구체적인 사례 등 매뉴얼 없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법으로 인해 선량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고 D씨는 "그동안 얼마나 관행적으로 해 먹었기에 혼란스럽다고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 차라리 안 만나고 안 먹으면 그만이지"라고 전했다.

일반 시민 E씨 또한 "법 적용대상이 청탁을 하거나 대가성이 짙은 경우에는 당연한 것이지만, 자칫 서민들의 일상적인 선물이나 접대문화까지 규제하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래 저래 '법 취지는 좋으나 혼란스럽기만 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가운데 앞으로 어떤 사례가 적발되고, 그에 따른 처벌 수위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