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경제성과 호응에도 불구, 통합간호간병서비스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인력수급과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제공=건보공단 대전본부

［대전경제=장중식］환자와 가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력수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간병비 부담 경감이라는 경제성과 환자들의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 일부 환자들의 인식변화와 더불어 현장에 필요한 간호인력 수급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는 지난 19일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이용하는 가입자와 의료공급자 대표, 언론 및 학계 전문가 등 14명을 위원으로 한 ‘국민건강보험 상생협의체’를 발족하고, 이른바 ‘보호자 없는 병원’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상생협의체’는 저출산‧고령화로 위협받는 국민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건강보험을 이용하는 가입자(국민)와 공급자(의료계), 언론 및 전문가가 모여 제도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모임이다.

이번 회의에는 황인택 대전세종충남병원회 회장, 송병두 대전광역시의사회 회장, 박상문 충청남도의사회 회장, 조원일 충청북도의사회 회장, 송병희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광역시지부 회장, 김경순 천안YWCA 회장, 이혜정 청주YWCA 회장, 김동완 중앙매일 편집국장, 이강이 대전대학교 보건의료과학대학 학장, 안순기 충남대학교병원 교수, 고영 공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추진단 단장 등이 참석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그동안 간병인 고용 등 사적으로 간병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간호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하여, 병원의 전문 간호인력이 입원환자에게 24시간 간호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3년 국고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어 2015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었으며, 2018년 전체 병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간호 간병통합서비스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건보공단 대전본부

대전지역본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9월 현재 전국 217개 의료기관이 참여하여 350개 병동, 14,926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대전‧충청권에서는 참여 대상 131개 의료기관 중 약 17.6%인 23개 의료기관 29병동, 1,291병상이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사업 성과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사업평가에 따르면 통합서비스 병동은 일반병동에 비해 8.6% 이상 보호자 만족도가 높았으며, 욕창(52.4% 감소)과 낙상(42.9% 감소) 발생률도 대폭 감소했다. 병실환경이 개선되고 간호인력의 근무 만족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지속과 확대를 위해서는 간호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신규 간호인력 다수가 수도권의 대형병원으로 집중되고 있는데다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교육 결과, 노인병원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이와 함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시설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4시간 상주하는 간호인력을 위한 공간과 보호자 면회실 등을 충분히 마련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6인실․8인실 위주의 대형 병실도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감염 차단을 위해 축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양질의 간호서비스보다 간병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간호인력을 심부름꾼처럼 대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위원은 “국민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공단이 더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희권 대전본부장은 “급여 인상 등 근무조건을 향상하여 어느 정도 해결한 사례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간호인력의 지역 불균형은 현재 의료체계의 모순이라는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고영 단장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간호인력의 처우가 표준화되고 지역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