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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명령을 거역하지 말라
장중식 기자  |  dje4552@d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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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1  17: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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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중식 기자

[대전경제=장중식]길 것만 같았던 겨울도 어느 새 끝자락에 와 있다. 남쪽에서는 봄의 전령들이 봄 소식을 전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바람은 차기만 하다.

밤낮의 기온차가 15여도를 훌쩍 넘긴 날씨 탓에 국민들의 옷차림도 아직은 겨울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나라가 조석으로 시끄럽다.

한 쪽에서는 조기탄핵과 특검연장의 목소리가 촛불로 타올랐고, 또 다른 한 편에서는 탄핵반대와 국회해산이라는 목소리가 태극기로 펄럭이고 있다.

정치적 해석은 접어두고라도 어느 새 대한민국의 민심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물론, 부동층으로 대변되는 대다수 국민들의 속내 또한 착잡하다 못해 안쓰럽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결과적으로 특검연장은 무산되었고, 헌재의 최종변론도 끝났다. 한반도를 흔든 정치적 이슈는 이제 헌재의 결정과 국회의 추가 대응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벚꽃 선거’로 비유되는 대통령 선거 또한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예비주자는 물론, 각 정당과 시민단체들로 벌써부터 ‘선거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하지만, 한걸음 물러나와 생각해 보면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들어 발생한 ‘불황형 무역흑자’ 소식에 날로 치솟는 청년실업 문제, 그리고 신냉전체제를 방불케 하는 미-중 간의 대립 속에 좌표를 잃은 대북정책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 하나 뾰족한 해법이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서민생활은 더욱 차갑기만 하다. 정부가 외치는 한자릿 수 물가 인상율에 동의한다 손 치더라도 각 가정에서 수입 대비 지출을 할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또 다시 들먹거리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과 대출규제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 지 조차 막막하기만 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좌표를 잃었다. 국제적인 정세변화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경제정책 등 그 무엇하나도 논의를 할 시간과 공간마저 실종된지 오래다. 이미 대선정국의 초입이라도 들어선 듯, 공직자들은 눈치보기와 자리보존에 급급하고, 기업들은 대내외적인 악재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몰라 부동자세만 취하는 모습마저 보인다.

정치권이 그러하고 공직자가 그러하고, 기업들이 또 드러한데 일반 서민들의 살림살이나 희망 따위를 얘기해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는 것은 다름아닌 서민들이 이 시대의 주인이자 바탕이었다는 사실이다.

IMF 파고가 전국을 휩쓸었을 때 손가락에 낀 금반지를 내 놓은 것도 서민이고, 희망을 잃지 않은 주역도 서민이엇던 때문이다.

아무리 시간을 거슬러 올라도 나라의 위기 때마다 일어섰던 민중이 곧 서민이자 민중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 얘기는 이쯤에서 접어두자. 어찌되었든 ‘탄핵시계’는 돌아간다. 이제는 그 결과에 대해 승복할 것인지 말 것이지가 관건이다. 더 심하게 표현하자면, 승복여부를 떠나 현 시국이 왜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자칭 지도자라고 자칭하는 세력들은 침묵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다.

말로는 ‘국민’을 앞세우면서 정작 국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진정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자신의 이해득실을 따져 침묵하고 눈치만 보았던 것일까.

이제는 스스로 물러나야 할 타이밍까지 잃은 박 대통령의 모습에서 안타까운 연민마저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국론이 분열되면 그것이 곧 국가적 위기라고 외치던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가 이 같은 현실을 예견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헌재가 탄핵이든 기각이든 결정을 내리면 불복 투쟁으로 인한 소용돌이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들은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행보와 모습들이 정말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의문을 다는 것이다.

탄핵인용과 기각, 그 어느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처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야야 한다. 탄핵 인용으로 귀결될 경우, 대선정국에 휘말려 자칫 위축될 수 있는 각종 대내외적 국제정세와 경제적 위기 등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기각이 될 경우 박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더라도 추진동력이 떨어진 대통령이 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되돌아 봐야 한다.

정치권부터 대오각성의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물론, 특검이나 탄핵 등 쟁점들이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가늠할 수 있는 이슈임에는 이의가 없다. 잘못된 과거는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을 위해 그 누구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 다수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일정을 제시하고 동의를 구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줘야 할 의무도 있다.

하지만, 이해득실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숱한 법안들. 특히 서민경제와 직결된 것들을 살펴보고 챙겨야 하는 일에 소홀함이 있을 수 없다. 필요하다면 국민의 뜻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될 일이다. 그것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대위권한을 즉각 실행하면 된다.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이든, 권한대행이든, 헌재재판관이든, 국회이든 직급과 직책보다 더 엄중한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아햐 한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역사 앞에 당당하고, 국민 앞에 선 이유이기 때문이다.

장중식/대전경제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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