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중식 /본지대표

19일 밤 국민들의 눈과 귀를 이끌었던 대통령 선거가 모두 끝났다.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환호와 탄식이 교차되는 밤을 보냈을 것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중 가장 큰 것은 '계층간의 골'이었다. 젊은 층과 노년층, 동서의 깊은 벽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현되다 못해 더욱 깊어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선의 기쁨을 떠나 앞으로의 5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 모두의 공통키워드인 '서민의 삶' '국민대통합' '국가위기 극복' 등 추상적인 이야기는 일단 접어 두자. 그것은 5년 내내 가슴에 품어야 할 과제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무엇이 우리를 갈라 놓았고 그 무엇이 반목을 키웠는 지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을 갖자. 날이 밝으면 당장 국민들은 삶의 현장으로 향해야 한다.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나서는 이에게, 밤이슬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겐 당선과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기획시리즈는 더 이상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들이 그토록 힘주어 강조했던 '국민의 삶'을 어떤 비전으로 제시하고 실천해 가는 가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

청년실업, 노령화, 중산층 붕괴 등으로 시작된 팍팍한 살림살이를 다시한 번 살펴보아야 한다. 2013년 경제성장률 2.5%대를 발표한 지표도 주목하자. 이율은 떨어지고 집값은 폭락하는 데도 오갈 데가 없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기성 언론들이 또 언제까지 '흥행시리즈'를 도배하는 지도 지켜 보자. 앵무새 같은 재생은 이젠 그만 접자. 그보다는 패배로 사라진 또 한 축의 목소리를 기억해 내는 일, 그것이 더 값진 일이다.

2013년 12월 13일. 또 다른 5년의 시작이다. 이미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아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