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폴 아고스티(Jean-Paul Agosti), , 1994, 3×152H×103Lcm, Aquarelle sur Arches et feuille d’or

［대전경제=김성룡］이응노미술관(관장 이지호)은 오는 27일부터 12월 17까지 장 폴 아고스티(Jean-Paul Agosti, 1948~) 이융세(Young-Sé Lee, 1956~)의 작업을 살펴보는 2017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장 폴 아고스티 & 이융세’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빛과 자연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관람객들은 마치 빛이 새어 들어오는 정원과 호수를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다수의 이응노 관련 전시가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퐁피두센터에서 지난 9월 19일에 개막한 <Donation Lee Ungno>는 11월 27일까지 진행된다. 그 외 세르누쉬 파리시립동양미술관, 갤러리 Thessa herold에서도 이응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응노가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 전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지금의 시점에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그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응노는 1960년에 파리 뿐만 아니라 뉴욕, 취리히에 거점을 두고 있던 당대 최고 화랑인 파케티 화랑과 전속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응노는 파케티 화랑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전 세계적인 작가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장 폴 아고스티와 이융세는 당대 최고의 미술가들을 곁에서 보고 작품을 접하며 성장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이 보고 자란 환경이 작품세계에 미쳤을 영향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장 폴 아고스티의 작업은 먼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의 일부분을 확대하여 회화로 대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장 폴 아고스티는 주로 정원이나 숲, 물에 비친 나무 등을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이 회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색채와 형태는 작가의 해석에 따라 변화해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형성한다. 대상의 표면에서 반짝이는 빛을 표현한 그의 회화는 인간의 시각 및 지각 영역에 개입하는 색채의 변형을 활용한 것이다.

▲ 이융세(Young-Sé Lee), , 2017, 200×135cm,Collage de papiers coreens sur toile

이융세는 ‘물’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자연과 관계를 맺는다. 그의 콜라주 작품은 종이를 켜켜이 쌓아 층으로 만든 것인데, 이렇게 형성된 캔버스 표면의 질감은 흘러가는 물결의 곡선과 패턴을 연상시킨다. 각기 다른 색의 한지를 뜯어 붙여 만든 종이작업은 각도에 따라 반사되는 수면의 다양한 빛을 떠올리게 한다. 이융세의 종이콜라주는 원래 대상이 가지던 이미지를 해체하여 재료의 특성에 맞게 조합함으로써, 추상에 가까운 화면으로 재탄생한다.

고암 이응노는 동서양의 교류 속에서 한국적 전통과 서양기법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조화시켜 모던아트로 나아간 화가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암 이응노가 닦아온 기틀 위에서 새롭게 조형적 언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화가들의 행적을 따라가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빛과 자연을 표현한 작품들은 이응노미술관의 아름다운 건축물 및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의 정수(精髓)를 느끼게 할 것이다.

한편 이번 전시의 부대행사로는 △27일 오후 1시부터 장 폴 아고스티와 이융세화백이 직접 참여하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대전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되며, △개막식은 같은 날인 27일 오후4시 이응노미술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