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희 화백.

［대전경제=한영섭］오는 8월 25일부터 9월 2일까지 9일간 예술의 도시 프랑스 루앙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귀한 행사가 개최된다.

프랑스한국문화협회(Association Culture CorénneFRANCE)가 주최하는 ‘KOREA LIVE 한국문화페스티벌’이 바로 그 것.

이 행사는 한국의 회화예술세계와 국악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전통문화예술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이다. 실제로 프랑스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리며, 한국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 이미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루앙시, 루앙관광청,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프랑스한인회, 프랑스한인언론협회, 루앙한글학교가 후원한 이 행사는 무엇보다 노르망디를 대표하는 도시에서의 한국문화행사라는 것과 대규모 한국문화행사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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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문화 예술의 중심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 우리 지역 한국화가 김은희 화백이 초정을 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화백은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에 작업실을 열고 배우고 가르치며 전통 채색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김 화백의 작품은 수묵화가 갖고 있는 선과 면, 그리고 여백으로 표현되는 특색을 채색화에 가미하여 동양화에 서양화 못지않은 화려함이 물씬 묻어난다.

미술 평론가 황효순씨는 ‘김은희의 작품을 보면 부드러운 시적 감성이 주를 이룬다. 그가 선택한 대상과 표현을 통해 드러난 화면에는 욕심이 없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그녀의 심성과 닮아있다. 화면의 대부분을 비워 두고 윤곽으로 채워진 수반 위에 꽂힌 한송이 꽃이나 단색으로 채워진 모란, 그리고 선을 이루고 늘어진 꽃들이 이러한 감성을 말해 준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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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화하면 수묵화를 주로 떠올린다. 조선시대에 채색화를 격이 낮은 그림으로 폄하되어 현재까지 명맥만 이어오고 있었던 것. 그러나 고구려시대 고분벽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채색화는 깊은 역사성을 갖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의 불교미술에서는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채색과 화려함을 자랑했다.

전통 채색화는 손이 많이 가는 불편하고 힘든 작업이다. 밑 작업에서부터 수십 번의 덧칠에 의한 색을 쌓아올리는 과정을 거치는데 ‘반수(礬水)’라 하며 호분, 아교, 백반 등을 혼합하여 종이의 불필요하게 스미고 번지는 성질을 없애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하여 작가 개인의 예술적 의지가 발현될 때까지 계속 되는 중첩의 효과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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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동양 전통의 선사상 중 ‘돈오(頓悟)’사상이 아닌 ‘점오(漸悟)’사상을 이어받았다 할 수 있는데 기다림과 인내를 기본으로 조금씩 쌓아 올리는 전통채색화의 작업은 힘든 작업임에 틀림없다.

이에 김 화백은 “유가, 도가에서 시작한 철학적 동양사상이 예술적 영감이나 사유의 바탕이 되고 정형화된 화법의 틀에서 벗어나 고유의 감성과 미의식을 발현시키는데 전통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헛되고 부질없는 노력이 아닌 전통채색화의 기법을 연구함에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며 “지금의 현상이 과거와 미래의 관계 연속성임을 인지하고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흐르는 시간 속에 단상으로 이끌어 차 한 잔과 함께 하는 한편의 편한 시와 같은 작업이길 바러며 느린 한국화가로의 여정을 계속할 것”이라며 느리지만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걸을 것을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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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김 화백은 전통 채색화를 더 알고 싶다며 원광대학교 대학원 한국문화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며 한남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들어 전통 채색화를 전공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 작은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김화백은 다만, 전통 채색화 재료는 미대에서 전공해야 비로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쉽지 않아 저변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이 크단다.

“한국화는 단번에 쉽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의 인생과도 같이 서서히 쌓아 올린 것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간다”는 김 화백은 “더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여 우리의 아름다운 채색화를 알리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