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희 세무사

전국적으로 53만여개에 이르는 법인들이 일제히 신고대상이 되는 법인세 신고시즌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에 사업연도를 종료한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국내 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은 4월 1일까지 법인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 신고대상은 53만2천개로 작년보다 4만8000개가 늘었다. 해마다 거듭되는 일이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공익법인도 4월 1일까지 출연재산 등에 대한 보고서, 결산서류, 외부전문가 세무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자.

또한 자신이 속한 법인이 조사대상에서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는 국세청이 경기 회복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지난해 매출이 3000억원 이하인 기업 중에 상시근로자를 전년 대비 2~7% 이상 늘린 법인과 고용노동부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지정받은 법인을 법인세 정기조사 선정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일자리 창출 비율이 지난해 3~10%에서 완화된 점이다. 신고기간이나 6월 중에 '일자리 창출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이행한 업체도 정기조사선정 제외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자.

이에 해당되지 않는 법인이라면 세법개정으로 바뀐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 확대 근로자의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혜택도 꼼꼼이 챙길 것을 주문한다.

외국에 직접투자를 한 내국 법인은 올해부터 해외현지법인명세서 및 해외현지법인재무상황표 제출대상에 외국 자회사뿐 아니라 실효세율 15% 이하인 국가나 지역에 설립된 특수관계 해외손회사가 포함된다.

유럽재정위기, 환율하락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외형 100억원 이하 수출기업 또는 제조·광업·수산업 종사업체, 사회적기업, 장애인표준사업장 등은 납기연장 신청세액이 1억원 이하일 때 납세담보가 면제된다.

본점 등의 결산이 확정되지 않아 신고할 수 없는 외국법인은 내달 4일까지 신고기한 연장 승인신청을 해야 한다.

자산총액이 10억원 이상이거나 수입금액과 출연받은 재산가액의 합이 5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종교법인 제외)은 4월 30일까지 홈택스(www.hometax.go.kr)에 결산서류 등을 정확히 공시해야 한다. 공시를 하지 않거나 허위공시 시정요구에 불응하면 자산의 0.5%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이번 달에 마쳐야 하는 법인세 신고와 관련, 국세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자. 국세청은 법인세 신고후 주요 사후검증항목에 행정력을 집중해 탈루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성실신고확인제 대상이었던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한 9000개 업체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고 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한번 쯤은 치러야 할 전쟁이다. 법인세 신고는 3월 5일부터 홈택스에서 전자신고할 수 있다. 납부세액이 1000만원을 초과한다면 별도 신청 없이 일반기업은 5월 1일, 중소기업은 6월 3일까지 분납도 가능하다.

홈택스에서는 올해부터 70개 업종의 빈번한 탈루유형 등을 담은 법인별 쪽지함 서비스가 시행되고 국외특수관계자의 해외지급보증 용역거래에 대한 정상가격 조회도 할 수 있다.

이도 저도 힘들다면 전문가들을 찾아보길 권유한다. 혼자서 고민하다가 뜻하지 않는 부분이 걸려 일정액의 부담보다 몇 십배 더 큰 불이익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모든 업체가 그렇겠지만 경제여건이 어려워 세금을 적게 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불성실 신고가 적발되면 추징금과 함께 높은 징벌적 가산세가 부과된다는 점, 가볍게 지나칠 이야기만은 아니다. 실제 올해부터 가산금엔 납부불성실가산세,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 외에 부당감면·공제가산세(감면액의 최고 40%까지)가 추가됐다는 점도 명심하자. 사전준비와 꼼꼼한 이행만이 절세의 지름길이다.

이진희 세무사 /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