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중식 본지대표

대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오는 4월24일 치러지는 재보선에 서울 노원병 후보로 출마키로 했다.

안 전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전 후보가 두 달여간 미국에서 체류를 마치고 오는 10일 귀국해 새로운 정치를 위해 다음달 24일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출마는 정치적 배경을 접어두고라도 그 자체가 뉴스가 되고 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출마 자체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그가 우리 정치권의 '변화'를 주문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 후 몇 주가 지나도록 정치권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에만 골몰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을 향해 '국정 발목잡기'라는 말로 압박을 계속하고 있고, 야당은 국정 파트너로써 인정할 자세가 덜 되어 있다며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속내야 그들 자신에게 있다지만 지금으로서 그 같은 공방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넓은 의미로 본다면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정부의 비대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그 보다 더 큰 사안 또한 산적한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감 또한 만만치 않다.

여기에서 먼저 짚고 넘어야 할 것은 제1야당으로 자임한 민주당의 태도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뼈를 깍는 자세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말을 한 그들이 지금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되묻고 싶다.

'복지불감증'을 운운하던 그들이 박근혜 정부의 의료정책과 노인복지, 국민연금 등 큰 틀 속의 복지에 대한 개선안과 비전은 제시했는지, 또한 그 비용은 어떻게 분담해야 옳은 지에 대해 명확한 대안을 찾기 힘들다.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가며 개혁과 혁신을 선언했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현 정부의 무능과 무지를 앞세우기 전에 스스로 자신들의 무능과 무지는 없었는 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의 재보선 출마와 관련, 후보단일화를 주도했던 민주당이 그의 출마소식을 접하고 어떤 형태로 반응할 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 때 '살신성인'을 운운해 가며 '구국의 결단'이라고 평가했던 안 전 후보의 행보에 대해 분명한 입장(그것이 반대이던 지지이든)을 표명해야 한다.

바로 그것이 변화와 혁신을 외치던 48%의 국민을 위하는 최소한의 양심이자 도덕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