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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으면 유죄다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  |  dje45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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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0  18: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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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

[대전경제=한혜빈]노희경이 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에서 일부를 소개한다.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 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일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아 정말 행복하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 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 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 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어떠한 종류의 사랑이든지 느끼며 산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아니면 물건에 대한 사랑(애착)이라도 할 것이다. 어쩌면 사랑은 본능 중 하나이다. 어머니가 자기 젖가슴에 품고 있는 어린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배워서 익힌 학습결과가 아니다. 그냥 하게 되어 있다.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한 시인은 자기 존재에 대해 객관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슴속을 누가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다. 창문 밖 거리엔 산성의 비가 내리고, 비에 젖은 바람이 어디론가 불어가고 있다. 형광등 불빛은 하얗게, 하얗게 너무 창백하게 저 혼자 빛나고 오늘도 우리는 오늘만큼 낡아버렸구나. 가슴속을 누가 자꾸 걸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을 듯 보이지 않을 듯 보이며 소리 없이, 가슴속 벌판을 또는 멀리 뻗은 길을, 쓸쓸하게, 하염없이 걸어가는 너 누구니? 너 누구니? 누구니 너? 우리 뭐니? 뭐니 우리? 도대체”(홍영철/너 누구니?)

우리는 인간이기에 자기 정체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자기 존재와 존재 의의를 객관적으로 조명해 볼 수 있기에 인간인 것이다. 다른 동물들은 이 같은 질문(너, 누구니?)을 할 수 없다. 인간의 고유 특징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알고 사랑을 알면 인간의 기본은 갖춘 것이다. 자기가 누구인지? 묻지도 않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사랑을 주거나 받을 수 없는 사람도 진정한 의미에선 인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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