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희 세무사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상식 중 잘못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세금과 관련된 상식 아닌 상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금은 "가급적 내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안 내는 세금은 없다. 비과세 부분을 제외하고는 누구를 막론하고 세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설사 어떤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피해갔더라도 결국, 나중에는 발각되고 그에 따른 추징금까지 덤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적절한 상식이 필요한 때다. "세금은 내지 않는게 아니고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한 마디로 절세의 기법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세금을 줄이는 부자들의 습관을 살펴보자.

첫째, 진짜 부자는 재산 변동 시 가장 먼저 세금을 점검한다는 것에 주목하자. 많은 사람들은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싫어하며, 만약 꼭 내야 하는 세금이라면 어떻게든 늦게 납부하려고 한다. 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모범적인 납세자다.

그들에게는 세금을 낸다는 것이 재산과 관련하여 어떤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금은 자식에게 재산을 증여하였다거나, 새로운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한 부자들은 세금 몇 푼 아끼려다가 자칫 더 큰 돈을 날리고 망신까지 당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세금을 내겠다"는 생각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절세의 첫걸음이다.

둘째, 절세는 타이밍과의 전쟁이다.  가령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조금씩 증여해나가면 되지만, 적극적인 증여가 필요한 시점, 즉 공시지가가 오를 것이 예상된다면 과감하게 증여절차를 이행할 필요가 있다. 절세는 타이밍이라는 것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또 상속세는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하여 5년(비상속인에게 증여한 경우), 10년(상속인에게 증여한 경우) 전에 증여한 재산까지 합산하여 과세가 되므로 정말 오래 전부터 미리 이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일단 세법과 관계된 법령이 바뀌는 시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내년에 적용되거나 바뀌는 세법은 대략 그 해 10월말쯤 언론에 보도가 되므로 평소에 꼼꼼히 챙겨두어야 한다. 세법이 불리하게 바뀐다면 그에 따른 대비책을 분명히 생각하고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자신에게 유리한 '세법조합' 을 생각해야 한다. 세상 어디서든 양쪽에 모두 불리한 경우는 없다. 한쪽이 불리하면 다른 한편은 유리한 것이 세상의 이치다. 세금도 마찬가지, 소득세를 내는 편이 불리하면 증여세를 내고, 증여세를 내는 편이 불리하면 소득세를 내도록 조정하면 된다.

최고의 절세는 신고, 납부에 앞서 상황을 잘 판단해서 세금을 따져보는 것이다. 따라서 사전에 세금전문가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실력과 신뢰를 갖춘 세금전문가는 필수요건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편안한 일생을 위해 변호사, 의사, 회계사 이렇게 세 사람을 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적은 비용으로 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것 또한 절세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진희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