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종 충북지사가 염홍철 대전시장을 만나 대청호 개발을 설명하고 있다.

대청호 개발을 둘러싸고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와 충남도, 대전시 등 3개 광역자치단간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350만 식수원에 유람선이 뜬다?

문제의 핵심은 충북도와 보은·옥천·청원군이 지난해 말 ‘대청호유역 친환경 공동발전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지면서 시작됐다.
용역 결과는 2억4000만원을 들여 7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청원 문의문화재단지~청남대~회남대교~장계유원지를 잇는 47㎞ 3개 구간을 도선(교통선)으로 잇는 친환경 옛 뱃길 복원이라는 것이 주 핵심내용이다.

이들은 대청댐 하류로 취수탑을 이전하면 조류 발생 등 수질문제도 감소하고 규제지역 완화를 통해 옛 뱃길 조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청남대와 대청호 주변 둘레길 탐방객들에게 음식점과 공익목적 시설(박물관, 미술관, 연수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수상레저 시설도 단계적으로 설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충북도, "주민위한 개발" 일방적 발표에 반발

하지만 출발부터가 진통이다. 유람선 도입과 취수탑 이전에 대해 충북도내는 물론, 대전과 충남도의 반발 움직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발의 시작은 충북 환경단체로부터 시작됐다.

충북환경연합은 결의문을 통해 "대청호 개발은 국내 물관리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초법적인 사안"이라며 "환경영향, 비용편익, 법·제도상 실현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분석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지역 또한 시민환경단체의 반발에 이어 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지난 3일 임시회 시정질의 과정에서 김명경 의원은 대청호 수질보전과 관련, “타 지자체에서 대청호에 관광자원화의 명목으로 유람선 운항할 경우 수질오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충북의 용역결과 내용을 본다면 대청호에 유람선을 운항할 경우 별문제가 없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대전시에서는 충북의 대청호 운항 및 개발계획이 결정되기 전에 시기적절한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도, 상황주시하며 내심 불편한 심기

이시종 지사와 염홍철 시장이 ‘상호협력체제’를 강조하고 나선 점과 관련, 충남도의 경우 겉으로는 예의주시하면서도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충남도는 염 시장이 지난 2일 대전–세종 상생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전시와 세종시의 협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애창하는 건배사로 표현한 점에 주목했다.
염시장은 건배사로 ‘대한민국의 대세는...대세(대전시+세종시)다’ 제창하며 “세종시가 초기 개발과 주거안정 등 제대로 된 도시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진행이 순조롭고 초기 부족한 부분은 대전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

특히 충남도는 2차례에 걸친 업무보고를 통해 “충북도가 늦어도 3월 중에는 주요 정당 선거공약에 대청호 문제를 반영시키고, 국회 청원 및 대정부 건의 등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주변여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대청호 유람선 운행과 관련, 충남･대전권이 대청호가 충청권 350만명의 식수원인데 충북도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대청호보전운동본부가 “대청호는 상수원보전 특별대책지역으로 충북도가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발한 점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유람선은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거의 없다”며 “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대청호 주변 규제완화로 대청호를 개발하는 데 대해 ‘지역간 갈등악화’와 환경부가 “대청호 규제완화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취수장 이전 과제가 선행되어야 하는 만큼 종합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광역지자체 공조와 견제, 출발부터 살펴야

일견, 대청댐 건설 이후 30여년 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행위가 제한돼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을 생각하는 취지는 좋아 보인다. 하지만 개발과 보전의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시점에서 추진과정과 방식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 광역지자체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조할 것은 공조하되 어떤 것이 해당 지역과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며 “충청권 350만명의 식수원으로 의미를 가진 대청호 개발문제는 보다 면밀한 준비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