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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정신의 실행 정도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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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9  18: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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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

형주 자사 양진(楊震)에게 옛날 도움을 받았던 지방 태수 왕밀(王密)이 밤중에 금괴를 갖고 와 전하면서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그냥 가지면 된다고 말하자 “天知, 神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아는 데 어찌 아무도 모른다 하느냐?)고 꾸짖고 되돌려보냈다는 중국 고사가 있다.

조선 성종 때 어느 관리가 지방에 내려가 비단 열 필을 뇌물로 받고 정사를 바르게 처리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가 뇌물로 인해 일을 어영부영 처리하고 한양으로 돌아오자 성종이 비단 열 필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지방에 가서 정사를 돌보고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짐이 듣자하니 그대는 이런 것을 좋아한다 하니 내가 이것을 상으로 주겠다.” 그 관리는 뇌물 받은 것이 탄로 났음을 알고 새파랗게 질려 바닥에 엎드렸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그래, 네 잘못을 깨달았으면 다시는 그런 잘못을 범하지 마라.” 성종이 너그럽게 용서해주자 그 후로 그 관리는 뇌물을 받는 일 없이 청렴결백하게 정사를 돌보았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어느 재상이 먼 친척 되는 고을 수령으로부터 늙은 어머니께 드리라고 가져온 생선 몇 마리를 받은 것이 뇌물이 될까 두려워 임금께 아뢰었다. “신의 먼 친척 되는 사람이 노모께 드리라고 생선 몇 마리를 보내왔습니다. 이것을 어찌할까요?” “그것을 노모께 갖다 드려라 정으로 정성껏 주는 것은 예일 뿐이지 뇌물이 아니니라.” 매사에 혹시 실수하지는 않을까 하여 염려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미덕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일에 예속되고 따뜻한 인간미까지 상실하게 된다. 또한 욕심을 없애고 청렴결백하게 사는 것은 미덕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융통성이 없어지고, 인간미마저 메마르게 된다. 즉 높은 미덕과 인격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도에 지나치면 세상과 융화하기 힘든 것이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憂勤, 是美德 太苦則, 無以適性怡情(우근, 시미덕 태고즉, 무이적성이정/매사에 염려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은 미덕이지만, 수고로움이 지나치면 인간 본성에도 맞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도 없다), 澹泊, 是高風 太枯則 無以濟人利物(담박, 시고풍, 태고즉 무이제인이물/맑고 깨끗한 것은 고결한 인품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사람을 구제하는 일을 이롭게 도모하지 못한다)” 최근 실시 중인 김영란 법도 이런 사례를 빚어내고 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 수 없다’라는 속담처럼 너무 반듯하게 하고 탈선을 막으려는 취지에만 집착한 나머지 인정 사회에서 볼 수 있었던 여유와 미풍양속 그리고 선의로 하는 섬김이나 감사 표시까지 주저하게 만들어 삭막한 인간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옛날 초중등학교엔 ‘가정방문’이란 행사가 있었다. 담임하고 있는 학생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실태를 파악함으로 학생의 환경과 내력을 이해하고 그를 바로 지도하는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기 위함이었다. 선생님이 자기 집에 오시면 차 한 잔, 소주 한 잔을 대접하는 이도 있고, 금방 난 달걀을 하나 드리기도 했다. 생달걀을 잡수시면 학생들 가르치시느라 지친 목청을 위해 좋다는 설명과 함께 선생님에 대한 대접의 하나로 드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뇌물일 수가 없다. 정의 표현이요, 감사의 표시인 것이다. 이 정신을 현대에 옮겨오면 내 자녀를 맡아 지도하는 담임선생님께 식사 한 번 대접하는 일일 수 있고 케이크 한 상자 드리는 일일 수 있고 양말 2-3켤레 드리는 일일 수 있다. ‘경로효친’이나 ‘사제동행’ 내지 ‘군사부일체’의 미풍양속인 것이다. 어느 민원인이 담당 공무원의 친절한 도움에 감사해 박카스 한 상자 드리며 사무실 근무자들끼리 나누어 드시라고 전하고 가는 것은 아름다운 풍습일 수 있다.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이 강의하는 교수에게 캔 커피 한 잔 드리는 것이 불법이라면 어디 숨 막혀서 이 땅에 살 수 있겠나 싶다. 법 정신에 비추어 일상생활이 정상화 되는 범위를 존중하고 보존하되 나쁜 의도와 상식이 이해 못할 지나칠 경우에만 적용해야 될 것이다. ‘달 보라고 손가락질 했더니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고 있거나 쥐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 삼 칸 다 태우는 일은 없어야겠다.

법은 관습이나 실제 생활에서의 사소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보호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건조한 사회라면 이미 사람 살기에 부적합한 사회인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굳이 세상 법으로 범법자를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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