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중 전문기자

 신도시 아파트 불패신화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근본적으로 ‘아파트’란 부동산 상품의 명맥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는 오래된 화두다.

미국 리먼 사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모두 주택시장의 거품이 국가경제와 세계경제에 위해를 가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반추하며 한국에 똑같은 거품붕괴 현상이 도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가슴이 따라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 뜨거웠던 충청권 시장

대전충청권 부동산 시장만 살펴보자. 2011년 도안신도시와 세종시에 몰아친 신규아파트 청약열풍은 ‘머리와 가슴의 괴리’를 또 한 번 확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세종시에서는 평균 수 십대 일의 청약경쟁이 펼쳐지고 도안신도시에서도 순위 내 마감이라는 대박행진이 연출됐다.

기저에는 속칭 ‘피’라고 부르는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다. 양쪽 모두 전매제한에 묶여 1년 이내의 단기차익 실현이 불가능하지만, 청약자들은 수천 만 원의 프리미엄을 노리고 대거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실제 불법 전매시장이 형성된 것만 봐도 실거주 목적의 주택수요자 외에 상당한 투기수요가 가세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신도시 아파트의 위험성

그러나 투자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소위 ‘전문가’들은 세종시 등 신도시 띄우기에 동참하거나 심지어 이를 부추길 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거품붕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입주 시기에 전세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매매가 동반하락으로 투자손실 가능성이 상존한다. 금융비용에 따른 부담으로 일부 소유주가 급매물을 쏟아낼 경우, 불안감 확산에 따른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출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자기자본 보다 은행권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 위험성은 배가된다. 물론 전세매물이 1회차 회전되는 2년 내에 차익실현이 가능한 수준의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청약기간을 포함해 4∼5년 중기투자를 전제로 신통치 않은 수익률을 거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일부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이 같은 메커니즘 때문에 극단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수도권에서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안팎의 자기자본을 투자해 연 10% 안팎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안정적이라면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 신규아파트를 분양받아 단기차익을 실현하려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해야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1∼2인 가구 증가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세다.

결혼적령기가 늦춰지면서 미혼세대가 급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노년 세대의 증가도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번듯한 아파트보다 소형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삶의 질, 친환경, 귀농·귀촌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원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전원수요는 기존 토지거래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놓을 만큼 폭발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결국 부동산 투자는 아파트 중심에서 수익형부동산과 도시근교 농지와 임야 등의 토지 등으로 무게추가 서서히 기울고 있으며, 향후 무게중심이 더욱 크게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장기적 흐름이니만큼 단기수익률만 따지는 투자개념으로 접근하기엔 가슴을 울릴만한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머리와 가슴이 보내는 명령 중 어느 명령에 따를 것인지 차분하게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김재중 /금강일보 부동산담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