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보기가 겁난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오이와 양배추 등 채소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대전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이모씨(38)은 채소류 코너를 둘러보다 30여 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아이들에게 간식용으로 만들어 주려했던 김밥재료 중 오이와 당근 가격이 턱없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시내 A마트의 경우, 취청오이 1개 가격이 무려 980원에 판매되고 이었던 것. 그나마 크기도 작아 김밥 10줄에 2개는 들어가야 하는데 크기가 어른 손으로 한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구입을 망설이던 주부들에게 판매담당자는 "엊그제보다 80원 가량 내린 것"이라고 귀뜸한다.

당근은 물론, 시금치 가격도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올랐다. 단무지와 햄 등 10여가지를 계산해보니 오히려 김밥판매점 가격보다 높았다.

다른코너로 발길을 돌린 A주부는 육류코너에서 다시한번 놀랐다. 삼겹살 가격이 일주일 전에 비해 10% 이상 올랐고, 상추 값 또한 그 이상 폭등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양배추 가격을 보니 1/4 쪽 가격이 무려 680원. 한 통에 2500원이 넘는 꼴이었다.

찌개용 애호박은 개당 1200원,  무는 개당 980원, 오르지 않은게 없을 정도였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배추값이 1통당 900원대로 애호박과 오이 가격보다 저렴했다는 사실.

결국 장보기를 포기한 이 주부는 "이틀 정도 기다렸다가 5일장이 서는 4일쯤 유성시장에 갈 생각"이라며 "요즘 같은 날씨에는 바깥출입조차 힘든데다 물가마저 턱없이 올라 죽을 맛"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주부교실 대전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공요금 인상과 더불어 우유, 라면 등 대부분의 공산품 가격이 슬그머니 올랐다”며 “이처럼 공공물가와 개인서비스요금이 오른데다 식탁재료까지 폭등해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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