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구 박사

MB정부의 강경드라이브로 시작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찌감치 시작된 중북부지방의 장마에도 하천의 범람이나 홍수피해가 크지 않은 것은 짐작컨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효과도 한 몫을 한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현실적으로 우기 대비 4대강 살리기 사업 시설물 점검 차 필자는 2 주간 금강 살리기 현장 점검에 참여하였다. 상류로부터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의 3개의 보가 설치되어 나름대로 홍수 조절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준공 초기에 부실공사 문제로 붉어졌던 구조물의 누수, 기초의 세굴 등에 대한 문제도 1년여 기간 동안 보수․보강으로 어느 정도 치유된 것 같았다. 공주보, 부여보에서 발전되는 터빈소리가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현실에서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그런데 왜 아직도 정치권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와 그동안 각 사정기관의 잇따른 조사로 국책사업을 놓고 건설사를 옥죄는 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말끔히 정비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하천과 자연에 순응되려면 최소한 3~5년 정도는 걸려야 스스로 자정작용과 순환기능을 가질 수가 있을 것이다.

사람도 대수술을 하면 최소한 5년 정도는 정기적인 검진과 회복상태를 모니터링 하면서 지켜보는 것이 기본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이제 첫 돌을 맞이하면서 몇 차례 장마를 견디면서 나름대로 완벽한 시설물로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금강줄기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은 자전거 동호인들의 무리와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의 여유와 건강한 삶의 모습을 보면 언젠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너무 정치적으로 매도하는 것 아닌지 생각이 앞설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은 우리 건설업계가 가장 크다. 적자시공에 따른 경영악화, 공공물량감소, 산업의 이미지 추락, 사정기관의 토끼몰이식 조사 등등. 건설업계가 4대강 블랙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도 입찰 담함이나 사정기관의 번뜩이는 사정 칼에 더위도 잊은 채 범죄 집단으로 오해를 받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MB정권 때 건설 산업의 부흥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했던 대형 국책사업이 도리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솔직히 건설업계의 볼멘소리를 들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사정이 더욱 딱하다.

4대강 조사만 벌써 두 달째, 관련업계에서는 2009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면서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는 항변이다.

4대강을 동시에 추진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지금와서 누가 크게 혜택을 본 주체도 없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담합의혹을 논하느 것은 과도한 수주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정부가 그렇게 유도한 측면이 더 강하다. 이는 최초 발표된 감사와 보고서에 여실히 드러난다.

대운하 사업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MB정부는 추후 운하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4대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또한 2011년 말까지 준공해야 한다는 사유로 1차 턴키 15개 공구를 일시에 발주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죄를 건설사에 떠넘기려는 정부의 사정방향에 대하여 건설업계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도 4대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다. 상전낙수 처럼 우리 국책사업도 백년대계 투자순위에 따라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책사업중 4대강 사업처럼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드믈 것이다.

지난달 국교부는 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이 1603억 바트(약 6조 1000억 원)에 태국 물 관리 사업을 진행하기로 태국 정부와 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국 태국정부가 제시한 예산 1630억 바트의 98.4% 수준이다.

그런데 예산대비 낙찰률이 100%에 가깝다. 우리 사정기관의 시각이라면 이것도 담함으로 몰아 토끼몰이식 조사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우리건설은 세계 시장에서 4대 강국 대열에 1000억불 수주를 달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주영 현대건설 명예회장의 대한민국 경제신화가 무색해지지 않도록 국익을 위한 분명한 잣대가 건설업계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토건족으로 내모는 사회의 불신풍조가 사라질 때 한국 건설의 신화는 세계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각종 오해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건설인 에게 따듯한 희망과 용기를 주는 위로의 한마디가 필요한 때다. 기초시설 투자는 경제 민주화의 가장 기본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만구/ 대한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 사무처장(공학박사,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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