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교환시기 등 차량에 대한 상식이 적은 운전자들에 대한 일부 정비업소의 ‘바가지 상혼’이 소비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이나 차량정비할인 옵션카드를 만든 소비자들은 이들 업체들이 제휴를 맺고 발행해 준 속칭 ‘할인쿠폰’을 이용하기 위해 정비업소를 찾았지만, 터무니 없는 가격과 추가정비 요구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고 있다.

◇ 정비할인쿠폰, 고객유치용 ‘미끼’로 둔갑

가장 보편화된 할인쿠폰은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시 발행되는 할인쿠폰으로 엔진오일 교환시 10% 또는 1만원 할인권을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타이어 위치 무료교환권은 물론, 펑크 무료수리 1회권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문제는 정비업소를 찾고 난 다음부터 시작된다. 엔진오일을 교환하기 위해 찾은 정비업소에서 오일종류를 나열해가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건 기본이다.
일반 오일보다 합성유를 권하고, 합성유가 일반보다 2배 가까이 비싸지만 교환주기를 감안할 때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인다.

하지만, 정비업소의 작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서비스를 운운하며 살펴봐 준 브레이크와 밋션, 에어컨 필터 등을 차량전반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결국, 이런 저런 명목으로 다른 것을 교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량안전은 필수”라며 차량상태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난 운전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하지만, 운전자 안전을 위해서라면 비용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비업소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추가 정비를 하는 행태가 반복된다.

◇ 엔진오일 갈러 갔다가 “바가지만 썼다”

실제 대전의 한 정비업소를 찾은 주부 A모씨(46.대전시 유성구)는 “기한이 다가 온 1만원 할인권을 사용하기 위해 10만원을 들고 정비업소를 찾아 엔진오일을 교환하려 했지만 합성유 사용 외에 이런 저런 정비로 27만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밖에도 에어컨 항균필터와 밋션오일 등을 갈아야 한다고 했지만, 가져 간 현금보다 턱없이 비용이 많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취재 결과, A씨가 선택한 오일은 일반 개인정비업체에서 사용할 경우 6만8000원이면 충분한 합성유였다.

간단히 말해 7만원도 되지 않는 엔진오일을 9만원이 넘게 지출한 것이다. 아무리 1만원 할인권을 사용했다치더라도 최소 1만2000원을 추가지불한 셈이다. 여기에 필요치 않았던 다른 항목까지 정비를 받았다.

◇ 비교견적 후 ‘단골업소’ 만드는 지혜를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유명 정비업체에서 10여년 간 근무한 후, 개인정비업소를 연 B모 정비사(39)는 “이런 저런 명목으로 소비자들에게 해 주는 서비스는 일종의 미끼”라고 단언했다. 일부 정비업체는 아예 정비카드 또는 수첩까지 만들어 줘 가며 문자를 날리는 경우도 많다고 실토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C모씨(41) 또한 “운전주기와 차량상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통상적으로 7000~1만Km 주기로 교환해 줘도 아무 문제가 없는 엔진오일 교환주기를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앞당겨 교환을 요구하는 것은 얄팍한 상혼”이라고 지적했다.

C씨는 또 “물론, 개인정비업체에서 원가가 저렴한 엔진오일을 넣고 싸게 해 주는 것처럼 위장하는 사례도 문제”라며 “이곳 저곳 옮겨다니기 보다는 초기에 여러 정비업소를 둘러본 후, 단골정비업소를 선정하는 것도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