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구 박사

올 장마가 역대 가장 긴 51일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늦더위 전력 초비상 사태 등 기후변화 대응시스템 구축이 인류가 살기 위한 숙제인 것 같다. 긴 장마와 무더위 탓인지 최근에 공사현장에서 잇따라 귀한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시와 떄를 막론하고 건설현장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안전시설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지난 7월 15일 노량진 배수지 공사장 수몰사고로 7명이 사망한데 이어 26일에는 울산 SMP폴리실리콘 신축 현장에서 물탱크 파열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30일에는 서울 방화동 방화대교 남단 램프접속교량 건설현장에서 상판 구조물이 전복되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런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과 정부는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종합대책 수립 등을 약속하며 현란한 말잔치를 벌였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적이 없다.

현 정부 들어와 국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삼기위해 부처명칭까지 안전행정부로 바꾸었지만 지금까지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어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 단속의 영향이 덜 미치는 소규모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사고가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대형건설 현장까지 재해 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건설업 재해자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2006년 1만7955명이었던 건설업 재해자수는 지난해 2만3349명을 기록했듯이 줄지 않고 늘어나는 현상이다.

과거보다 건설현장수가 줄어드는데도 건설업 재해자수가 느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고가 날 때마다 건설사고 조사위원회를 꾸리는 등 규명에 나서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그 당시 계획할 때만 유효한 것 같다.

대부분 재해의 원인은 안전교육과 장비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무리한 공정에 따라 진행하거나 예산절감 효과에만 치중하여 발주한 공사들이 현장에서 턱없이 부족한 실행에 맞추어 공사를 시행하다 보니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기도 어렵고 기능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여 시공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보니 건설재해가 늘어나고 사고방지가 가능한 후진성의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이 확 바뀌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정부의 건설현장관리, 감독시스템이 과거 방식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지적있다. 사고가 터지면 건설사, 감리사 등 기업에만 문책, 처분할 뿐 이에 대해 책임지는 발주기관이나 감독자는 거의 없고 오히려 현장만 고달플 뿐이지 그 대책들도 임기응변에 그치고 있어 앞으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안전사고가 줄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원도급사에게 일괄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모든 공사는 대부분 공종별로 전문성이 요구되어 원청과 하도급관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도급사에도 책임․권한을 주어 사고에 대한 공동책임을 묻고 이에 적절한 안전관리비도 협력사에 지급되도록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 가장 불만이 많은 것이 안전관리비가 적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발주자의 슈퍼갑에 대한 권위적 지위와 최저가낙찰제가 안전을 위협하는 최대요인이다.

수익성 악화의 먹이사술 구조로 원도급 건설사가 재하도급을 주고 기술자와 근로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기에 사고에 대한 근로자들의 안전 불감증이 잠재되어 있다.

사후약방식의 대처보다는 이제 선진국형 안전관리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조직에서부터 안전관리를 일원화하여 건설안전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하여 전문적인 공학기술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총괄업무를 담당하게 하여 안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창조경제라는 새정부의 미션에 맞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하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선진국형 재난관리 체계도입과 제값주고 제값 받는 新건설문화 패러타임에 맞는 건설안전 사고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한 당면 과제일 것이다.

김만구 /대한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 사무처장(겸임교수,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