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중식 대표기자

"대전시는 유성구 유성시장과 대덕구 신탄진 석봉동 일원을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유성시장지구는 총 면적 33만8000㎡로 2개의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대의 재래시장을 육성하고 유성 관광특구와 연계한 휴양ㆍ위락기능을 살려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총면적 47만㎡의 신탄진 지구는 5개의 도시환경정비구역과 2개의 주택재개발 예정구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상업기능 갖춘 중심지형으로 개발된다.

신탄진 지구는 특히 이번 도시재정비촉지구지정으로 부도심기능을 회복해 도심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공업기능과 연계한 과학산업벨트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대전시는 내년 말까지 재정비촉진계획을 세우고 각 구역의 정비사업 추진기반을 만드는 한편, 오는 2009년부터 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유성구, 신탄진 지구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에 이어 동구 신흥지구도 내년 2월경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략)

위 기사는 속칭 ‘뉴타운개발’이라는 제하로 발표된 2007년 기사 중 일부분이다. 당시 대전시는 이 같은 발표로 대전지역 6곳에 대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완료했다. 낙후된 지역을 대전시 주도로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2013년 9월 현재의 모습은 사뭇 달라져 있다. 6곳에 이르는 재정비촉진지구 중 도마 변동지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제자리걸음은 접어두고 곳곳에서 지구지정취소 또는 부분 해제라는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오정동일원 재정비촉진지구가 전면해제된 것은 물론, 제2의 대전도심으로 불리는 유성시장재정비촉진지구까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최근 발표된 사례를 살펴보자.

대전 유성구는 9월 23일 유성시장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수립용역 중간보고회를 갖고 일부 계획을 변경키로 했다. 이는 도시환경정비사업지구로 선정 된 봉명D구역에 대한 주민반대 목소리가 높아 이를 변경키로 한 것이다.

봉명 D구역의 경우 원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곳으로 현재 도시환경정비사업지구로 선정으로 인한 건물 신축 등의 제한이 많아 계속 거주를 원하는 주민들 입장에서 반대가 많았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지난 4월부터 3차례에 거쳐 유성시장 재정비촉진사업 관련 주민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내용과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한 내용이 보고됐다.

3차례에 걸친 주민설문조사를 근거로 유성구는 봉명 D구역에 대해 재건축 완화 정책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사업추진위가 결성되지 않은 장대A구역도 내년 2월까지 추진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사업이 중단될 수 있는 일몰제 적용 대상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적극적인 주민참여로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토록 유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중략>

이 말은 곧 사실상 부분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지구지정 예고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유성시장재정비촉진지구는 7년여 동안 아무런 진척없이 계획변경이라는 수순을 밟은 꼴이다.

물론, 유성구가 발표한데로 올해 안에 구역별 촉진계획 변경(안)을 작성하고, 내년 상반기 중 대전시에 촉진계획 변경 결정 신청을 통해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끝마치는 과정에서 일부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추진되는 과정을 볼 때 ‘계획축소’또는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모든 계획은 예정대로 시행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시대적 상황이 속속 급변하는 마당에 모든 정책이 그대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개발주체의 한 축이 되는 주민의사가 결집되지 못해 조합결성은 물론, 추진위조차 구성하지 못한 지역이 허다한 마당에 사업추진 속도를 운운하는 자체가 우스워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은 사전조사과정을 거쳐 광역자치단체장이 이를 공표하도록 되어 있다. 지구지정을 둘러싸고 주민간 의견차이가 많고, 개발에 따른 비용분담과 체산성 등도 세밀하게 따져 보아야 함은 물론이다.

모든 것을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이를 주도한 행정당국의 책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속된 말로 ‘지구지정은 누가 하고 책임은 누가 지는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일단 지구지정이 되면 모든 재산권행사가 제한된다. 건물 증, 개축은 물론, 일정면적 이상의 부동산 거래는 관할 자치단체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역이 대부분 낙후된 지역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은 더 하다.

주민설문조사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7년여에 이르는 시간동안 모든 제재를 감수해야 했던 소유주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누구하나 지나간 세월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메아리가 없다. 관할 지자체는 지구지정과 해제에만 올인할 뿐, 추진위 구성여부나 활동 등에 대해서는 제재하거나 점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일이 안되면 왜 안되는 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엇을 짚어줘야 하는 지 조차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제 그 물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가 답변할 차례다.

장중식/본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