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청소년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근로현장에 투입되는 '아르바이트'가 상식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겨울방학 기간 동안 전국의 청소년 고용사업장 918곳을 대상으로 노동관계법 이행여부를 조사한 결과,  835곳(91%)에서 임금을 제때주지 않거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한 사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치상으로만 볼 때도 지난해 겨울방학 때 실시된 점검보다 노동관계법 위반 사업장 비율이 8%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고급의류 및 스마트폰 구입, 학교폭력으로 인한 상납금 마련,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이유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가 날로 증가한데 있다.

하지만, 수요층에 비해 이를 받아들이는 공급업체(업소) 측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취업여건이 불리한 청소년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법에 호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희망한 대다수 청소년은 부모동의서 없이 일하고 있는 실정으로 문제 제기가 힘든 청소년들의 허점을 악용한 업주도 많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청소년들은 근로기준법을 전혀 모르는 데다 영세사업장 업주조차 규정을 잘 몰라 야간 및 휴일근로수당 미지급 경우도 다반사다.

실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 모군(17)은 “저녁시간대 일을 하고 있지만 최저시급이 있다는 말 자체를 처음 들었다”며 “아르바이트하는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해 최소한 근로기준조차 모르고 있음을 방증했다.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고용노동부는 전국 중･고교에 ‘1318 안심 알바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협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도 신고센터가 설치된 곳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현장에서도 이렇다할 조치나 방안이 없었다. 대전과 충남도교육청을 비롯한 각 지역교육청에서는 주유소･편의점 등 아르바이트 학생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은 담당하는 부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교육청 관계자 또한 “중․고교생의 취업관련 부서는 있으나 한시적인 아르바이트를 담당하는 부서는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시인했다.

정부의 대책 또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일자리를 담당하는 고용부에서는 "대부분 영세 사업주들이 적발되는 만큼 처벌을 강화하기는 힘들다"며 청소년과 사업주를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구호성 방안만 밝혔을 뿐이다. 

청소년보호단체 또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부모동의서가 필요하지만, 상당수 청소년이 동의서 없이 일하고 있어 문제 제기가 힘든 청소년들의 허점을 악용한 업주도 상당수"라고 밝혀 제도권 밖의 관리미숙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처럼 어려워지자 학부모단체들도 "사회생활을 처음 겪는 학생들의 미숙한 상식을 악용하여
임금체불 등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이렇다 할 후속책 마련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어렵기는 관련업소 또한 마찬가지다. 치킨가게･편의점 등 소규모 영세 사업주가 각종 노동법 규정을 수하기에는 현실적 여건의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루 4시간짜리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한 한 업주는 "1명이라도 상시고용이 인정된다면 4대보험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고, 최저 임금 등 가이드라인을 맞추기에는 매출 대비 지출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사회일각에서는 "절대적 빈곤으로 인한 아르바이트보다 상대적 빈곤 해소(스마트폰, 고급의류 등을 구입)를 해 조건 없이 일하려는 일부 청소년의 자기반성과 청소년 계도가 필요하다"면서도 "최소한 법의 사각지대에서 선의의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