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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역시 시의 계절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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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18  11: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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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가을은 하늘도 높고 말도 살찐다는 계절이니(天高馬肥) 노래가 없을 수 없다. ‘손으로 쓰면 낙서고, 머리로 쓰면 글이고, 가슴으로 쓰면 시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4계절 중에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아무래도 가슴보다는 땀나는 등과 시린 손발에 더 관심이 갈 것이기에 시는 봄과 가을에 더 어울린다고 하겠다.

가을에 관한 시들을 통해 우리의 가슴을 좀 더 풍요롭게 가꾸어 보자.

① “햇살이 좋다고/이리 환하지는 않으리/하늘이 파랗다고/저리 푸르지는 않으리//분명 누가/그동안 버려두었던/먼지 낀 창 하나/맑게 잘 닦았기 때문이리라//오늘은 아예 그 창 열고/빙그레 웃음 몇 개/바람에 풀어놓았기 때문이리라//정말 다시는 올 것 같지 않던/환하고 푸른 날//언덕에 혼자 올라/이대로 영영/눈 감아도 좋으리”(김승기/가을날에)

② “하늘이 내게로 온다/여릿여릿/머얼리서 온다/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온몸이 안긴다/가슴으로, 가슴으로/스미어드는 하늘//향기로운 하늘의 호흡/따가운 볕/초가을 햇볕으론/목을 씻고/나는 하늘을 마신다/자꼬 목말라 마신다/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능금처럼 내 마음이 익는다”(박두린/하늘)

③ “방금, 비행기 지나간 자리/가느다란 구름길 뻗어나간 자리/부푼 바람 안고 연 걸린 자리/논 벌 가로질러 기찻길 휘어드는/먼 산 몇 겹으로 옅어지는 자리/하는 일이 잘 안될 때/원망 섞어 흘겨보는 자리/비지땀 흘리며 이루려던 일 틀어질 때/고함지르며 삿대질하던 자리/애틋한 사람과 헤어진 뒤/방울방울 눈물만 가득 고이던 자리/애타게 바라던 일 이루어질 때/기쁨으로 심장 터질듯하던 자리/그 모든 기억들 갈무리하며/터벅터벅 걸어가야 할 자리/빗줄기 쏟아져도, 눈보라 휘날려도/거센 바람 온 세상 티끌로 날려버려도/끝내 거울처럼 닦으며 닦으며/온몸 내밀며 가야만 할 자리/지친 하루 끝에 무지개가 뜨기를/바라고 바라며 두 손 모으는 자리/구멍 뚫린 가슴 위로 별 하나 떠서/어두운 골목 구석구석 비춰주기를/남몰래 맘 졸이며 눈 맞추는 자리”(박선옥/하늘)

④ “멀리 바라다본다/시선이 머무는 곳에/마음의 문을 열고/허름한 꽃씨 하나 심는다//씨는 자라서/산이 되고/물이 되고/나무가 된다/그리고/바람과 구름이/머물다 갈/정갈한 나의 짐이 된다//더 멀리 바라다본다/시선이 머무는 곳에/마음의 문을 열고/허름한 꽃씨 하나 심는다//씨는 자라서 하늘이 된다”(박웅진/씨는 자라서 하늘이 된다) 詩(시)가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 어린이도 가슴이 있기에 동요, 동시도 맛볼 수 있다.

⑤ “엄마 꽃은 벙긋/나의 꽃은 방긋//엄마 꽃은 사랑 꽃/나의 꽃은 개구쟁이 꽃//개구쟁이 꽃이 울고 있네/장난치다 다쳤나?//아니?/엄마꽃도 고개 숙여/울고 있잖아?”(최윤하/초등 3학년/엄마꽃)

⑥ “빠알간 옷에/달콤한 향기/딸기 공주님//고운 옷 차려입고/파아란 우산 쓰고/한들한들 어디 가나요?//파아란 성(城)에 예쁜 줄 옷 입은/수박 왕자님 만나러 가지요”(최은경/초등 5학년/딸기와 수박) ⑦ “엄마가 사주신/돼지 저금통//한 푼 넣으면 땡그랑/두 푼 넣으면 땡그랑 땡//자꾸자꾸 무거워지는/내 저금통//오늘도 용돈 아껴/세 푼 넣으니 땡그랑 땡 땡 땡”(한준희/초등 2학년/돼지 저금통) 또 다른 초등학교 2년생 문주현은 “노란 키다리 꽃/아침에는 동쪽, 저녁때는 서쪽/해를 따라 방향 찾는/키다리 해바라기 꽃/키다리 해바라기는/동서를 가리키는 나침반인가 봐”라고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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