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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감수성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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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17  0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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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시인들의 촉(촉각)은 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 토막토막 흩어져 있는 개체들을 퍼즐 맞추기 하여 구체적인 현상이나 그 내면에 흐르는 어떤 원리(진리)를 천착해 내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이른바 제6의 감각을 지닌 것 같다. 그냥 보면 푸른 하늘이요, 넓은 바다인데 시인들은 하늘 속에서도 삶의 진리를 찾아내고 바닷물 속에서도 인류 도덕을 논하고 있다.

나는 어릴 때 출처도 모르면서 ‘萬里風吹 山不動, 千年水積 海無量’(만 리 밖에서 바람이 불어와도 산은 움직이지 않고, 천 년 동안 물을 쏟아부어도 바다는 넘치는 법이 없다)을 외웠다. 가을의 한복판에 서서 중년으로 느끼는 11월은 어떤 느낌일까?

① “청년의 푸른 잎도 지고 나면 낙엽이라/애당초 만물엔 정함이 없다 해도/사람이 사람인 까닭에/나, 이렇게 늙어감이 쓸쓸하노라//어느 하루도 소용없는 날 없었건만/이제 와 여기 앉았거늘/바람은 웬 말이 그리도 많느냐/천년을 불고 가도 지칠 줄을 모르네//보란 듯이 이룬 것은 없어도/열심히 산다고 살았다/가시밭길은 살펴 가며/어두운 길은 밝혀가며/때로는 갈림길에서/두려움과 외로움에 잠 없는 밤이 많아//하고많은 세상일도 웃고 나면 그만이라/착하게 살고 싶었다/늙지 않는 산처럼/늙지 않는 물처럼/늙지 않는 별처럼//아, 나 이렇게 늙어갈 줄 몰랐노라”(이채/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② “인생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 없고, 인생이 무엇인가? 정말로 알고 인생을 사는 사람 없다/어쩌면 인생은 무정의 용어 같은 것, 무작정 살아 보아야 하는 것. 옛날 사람들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래 그래야 할 것/사람들 인생이 고달프다, 지쳤다,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은 화가 나서, 내다 버리고 싶다고까지 불평을 한다/그렇지만 말이다, 비록 그러한 인생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조금쯤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닐까?/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을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 보자/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거냐”(나태주/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③ “숲이 우거진/오솔길을 걸어보라//허리를 숙여야 볼 수 있는/들꽃에 미소가 주는/작은 행복에 감사할 줄 알며//때로는 풀벌레의 속삭임에/조용히 귀를 기울여/목청껏 울어도, 웃어도 보고//오솔길 따라 흐르는/맑은 시냇물에/찌든 마음 씻어 용서도/빌어보라//보이지 않는 종착역을 향해/급하게 서둘러 가려고만 하지 말고//느림보 달팽이 삶의 철학처럼/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으며//시간에 끌려가는 인생이 아닌/시간을 끌고 가는 인생을 살아가라//세상은 혼자가 아닌 함께/오솔길을 걸어가는 것/이것이 바로/인생길 아니겠느냐?”(조만희/인생을 알고 싶다면).

④ “사랑해 사랑해/바싹 마른 몸/동그랗게 말고/하늘하늘 속으로/곤두박질치는/저 나뭇잎”(이경림/가을).

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온다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아침에 눈을 떠보니 내일은 간데없고 오늘만 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오늘은 내일의 발판이고, 내일은 오늘의 희망이라는 것을/너무 잘하려 하지 마세요/그게 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일입니다/너무 완벽하게 하지 마세요, 그게 다 나에게 고통을 주는 일입니다/너무 앞서가려 하지 마세요, 그게 다 나를 괴롭히는 일입니다/너무 아등바등 살려 하지 마세요. 그게 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입니다/조금 더 가볍게 살아가도 나쁠 건 없습니다/조금 더 여유로운 삶을”(무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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