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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헤르만 헤세와의 만남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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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18  11: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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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1877-1962)는 독일계 스위스인 문학가이자 예술가다. 대표작으로 ‘데미안’,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수레바퀴 아래서’ 등이 있고 196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쟁의 유일한 효용은 바로 ‘사랑은 증오보다, 이해는 분노보다, 평화는 전쟁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것뿐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바라는 생활은 위험하다. 그 사람이 스스로 충만되어서 나에게서 떠난다고 해도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해 줄 각오 없이 사랑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다.”

그는 노년에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수채화를 즐겨 그리고 정원 일을 돌보며 지냈다. 화가로도 성공했기에 3000점 이상의 수채화를 남겼다. 소설 ‘데미안’은 1919년 그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창작한 것이며 처음에 ‘에밀 싱클레이’라는 가명으로 출판했었다. 그의 작품의 주인공은 모두가 청소년이다. 그의 문학 세계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고독과 반항의 기록이고 영원한 청춘의 기록이다. 19~20세기 독일 기독교 주류 사회의 엄격한 계율과 관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독에 시달렸지만, 자기 자신을 극복하면서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당시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그의 시를 보자. ① “꽃마다 열매가 되려고 하네/아침은 저녁이 되려고 하네/변화하고 없어지는 것 외에는/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네//저토록 아름다운 여름까지도 가을이 되어 조락을 느끼려 하네/나뭇잎이여, 바람이 그대를 유혹하거든/가만히 끈기 있게 매달려 있어라/그대의 유희를 계속하고 거역하지 말라/가만히 내버려다오/바람이 그대를 떨어뜨려서 집으로 불어 가게 하라”(헤세/낙엽). ② “그대를 사랑하기에/나는 그대에게 속삭였지요/그대가 나를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그대 마음을 따왔지요//그대의 마음은 나와 함께 있으니/좋든 싫든 오로지 내 것이랍니다/설레며 불타오르는 내 사랑/어떤 천사라 해도 그대를 빼앗진 못해요”(헤세/그대를 사랑하기에). ③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다른 아무것도 없다네/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서 조화를 찾는 한/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헤세/행복해진다는 것).

이제 헤르만 헤세의 철학적 금언록을 들어보자. ① 새는 알에서 벗어나려고 바둥거린다. 알은 곧 세계다. 새로 탄생하기를 원한다면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② 가장 뛰어난 사람일수록 말수가 적은 법이다. ③ 생각의 줄거리란 꼭 민요나 군가(軍歌) 같은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있으나 후렴 구절이란 것은 들쑥날쑥 전혀 걸맞지 않아도 집요하게 되풀이되는 것이다. ④ 가까이 있는 사람에 관해서 보다도 멀리 있는 사람 쪽에 훨씬 느끼는 일이 많고 가지가지 조그만 선(線)이라든지 특징 같은 것을 지니는 법이다. ⑤ 사랑이나 명성도 최후의 만족이 될 수는 없다. ⑥ 죽음이 냉엄하게 보이긴 해도, 길 잃은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신중한 아버지같이 믿음직스럽기도 하다. ⑦ 죽음은 우리의 현명하고 좋은 친구이며 썰물 때를 알고 있으므로 안심하고 그를 기다리면 된다. 번뇌와 실망과 우수(憂愁)가 찾아오는 것은 우리를 불쾌하게 만든다. 그러나 가치와 품위가 없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성숙시키며 광명으로 인도하려는 것임을 나는 안다. ⑧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사는 것이 때로는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⑨ 청춘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냐. 그래도 그것은 속절없이 가는 것이다. 즐겁지 않더라도 마음껏 즐겨라. 내일이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⑩ 인생에서나 친구 간에서나 항상 내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는 것이 지금까지 나의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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