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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듣고 보고 알자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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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17  08: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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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옛날에 증기기관차가 지나갈 때 그 기차 소리를 흉내 내던 시절이 있었다. 흔히 ‘칙칙폭폭’이라고 하는데 어떨 때는 증기기관을 만든 사람 이름을 따서 ‘스티븐슨 스티븐슨’으로 들린다고 해도 말이 됐다.

우리나라 말은 의성어(소리 닮음)와 의태어(모양 닮음)가 발달돼 있다.

‘몰랑몰랑’과 ‘물렁물렁’의 표현이 다르고 ‘졸졸졸’과 ‘줄줄줄’ ‘콸콸콸’이 조금씩 다른다. ‘쌔근쌔근’ 잠자는 아기의 모습도 아름답다.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표현할 때는 우리말과 영어가 아주 다르다. 수탉의 울음소리(?)를 우리는 “꼬끼오 꼭꼭‘이라고 표현하는데 영어로는 ’쿠크-두둘-두(cock-a-doodle-doo)로 표현한다. 이것은 맞고 틀리고 가 아니다. 그렇게 들었다는데 어찌 하겠나? 몇 개 더 들어보자. baa(매애/양 울음소리), bow wow/woof(멍멍/개 짖는 소리), buzz(윙윙/벌 나는 소리), growl(으르렁/호랑이 소리), oink(꿀꿀꿀/돼지 소리), mew(야옹/고양이 소리), moo(음매/송아지 소리), quack(꽥꽥/오리 울음소리), squaek(찍찍/쥐 소리), whinny(히힝/말 울음소리), chatter(짹짹/새들 소리), hoot(부엉 부엉/부엉이 소리), cock-a-doodle-doo(꼬끼오 꼬꼬/수탉 울음소리), coo(구구구/비둘기 소리), squawk(꺅꺅/큰 새 우는소리) 등등. 따각따각 시골길을 가다가 문득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꾀꼴 꾀꼴 하는 꾀꼬리 한 쌍이 버들가지 사이로 푸드득하고 날아갔다. 파닥파닥 날갯짓하며 휘휘 바람을 가르며 내 마음은 둥실둥실 떠오를 것 같다.

소나무 위에선 다람쥐가 오그작 오그작 솔방을을 갉아 대고 귀를 쫑긋 세운 사슴은 바스락바스락 걸어 나온다. 장끼와 까투리는 꾸어엉 초오 하며 먹이를 나눈다.

후우, 숨이 찬다. 고갯마루에 올라보니 구름 위로 봉우리들이 우뚝 불끈, 삐죽 뾰족, 키재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건 무슨 소리지? 살랑살랑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그래 산이 숨 쉬는 소리다. 어흥,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에 온 산이 들썩들썩. 귀청이 떨어질 것 같다. 저 부리부리한 눈매를 보라. 오금이 저리지 않니? 콰아아아... 폭포가 모든 소리를 다 삼켜 버렸어. 엎치락뒤치락, 우당탕탕, 까르르르... 계곡물은 장난꾸러기야. 어깨동무 내 동무, 빙그르르 춤도 추고, 바위를 훌쩍 타 넘어 휘익 미끄러져 신나게 흘러간다.

나물 씻는 아저씨 얼굴이 어째 시무룩한데 아무래도 손을 간질여 줘야겠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를 띄웠어. 물결이 찰싹찰싹 뱃머리를 두드리고, 끼이이이 노 젓는 소리 박자를 맞춰 강을 보고 있으니 가슴도 찰랑찰랑 강을 따라 내려가고 싶어. 아 드디어 바다에 이르렀다. 갈매기는 끼륵끼륵, 가마우지는 과우과우, 바다 새떼 소리가 하늘 가득 덮었다. 파도가 부서져라 처얼썩 바위르 덮치는데 바위는 물보라를 뒤집어쓴 채 끄덕도 안 해. 바닷가 모래밭에 엎드려봐. 이 소리 들릴 듯 말 듯... 사각사각 모래를 물고 꼼지락 거리다가 사사사각 옆걸음질 치며 달아나는 게. 게들이 한꺼번에 달아날 땐 화라락! 이따금 새우와 물고기가 퐁, 찰싹 물 위로 뛰어오른다. 잘 보면 스으으 하고 조개가 움직인다. 소라 껍데기를 귀에다 대보면 바다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런 소리와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사람도 있다. 단원 김홍도(1745-1810)는 전문화가로 풍속도를 많이 그렸다. ①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② 개울에서 낚시하기. ③ 오래된 나무에서 나아가는 새. ④ 논가를 날아가는 백로. ⑤ 배를 타고 지나가는 멋진 절벽 등을 그렸고 이한철(1808-19세기 후반)은 ① 바위에 기대 물을 바라보다. ② 산속의 호랑이를 그렸으며 장승업(1843-1897)은 ① 파초와 사슴. ② ‘나뭇가지 위의 새들’을 그렸다. 조선시대의 조상들도 자연의 풍경을 그리고 자연 속의 여러 소리들을 들었다. 그 소리와 그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같건만 사람만 계속 바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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